“부족한 것도 못 가진 것도 없는 제가 왜 3번씩이나 대표회장에 나오려 했는지 아십니까.”

3일 한기총 중강당에서 열린 길자연 목사측 실행위원회 도중 29명의 실행위원 징계에 대한 불법성 논란이 계속되자, 길 목사는 작심한 듯 단상에 올라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한기총 사태에 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길 목사는 “대표회장에 출마하게 된 근본 원인을 아시는 분이 얼마 없다고 생각된다”며 “법적인 하자가 아니라, 윤리·도덕적 측면에서도 많은 교단의 대표회장님들의 희망자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데 한 사람이 대표회장에 3번이나 나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길 목사는 “첫째 이유로는 2003, 4년에 대표를 연임한 다음부터 작년까지 6년간 합동은 한 번도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교단의 열망이 이번에는 길 목사가 나가서 꼭 한 번 더해 잘 봉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며 “그런 열망으로 (합동측) 7백여명 총대 중에 492표를 얻고, 모 후보는 40표를 얻었다. 저는 대의민주주의사회 선거법이 하나님께서 정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교단의 열망을 어깨에 걸머지고 나왔다”고 했다.

이어 길 목사는 “둘째로는 난 한기총에서 뼈가 굵은 사람으로, 한기총이 어떤 상황이라는 것을 밑바닥부터 잘 안다. 이상스럽게 지난 6, 7년간 한기총에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만 가득했다”고 했다. 그는 “영웅주의는 아니지만 대표회장이 되어 이런 것을 정리할 수 있다면 내가 살신성인 하려 했다. 저는 평안남도 사람이라 화살이 물밀듯 와도 후퇴는 모른다. 그러면서도 남의 이야기는 항상 존중하며 또 말을 아끼는 사람이다. 한기총을 이대로 놔둘 수 없다고 생각해 출마했다. 올 한 해 동안 그간 몸살 앓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기총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저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다. 어떤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합동측에서는 총회장이 나를 120% 밀어줘야 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합동은 계파주의, 지역주의 같은 게 꽉 차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도 너무 많은 고통을 받기도 했다. 정치적 이득이 목표였다면 (한기총 대표회장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다. 금년에 은퇴인데도 아직까지 교회에서 말 한 마디 꺼내는 사람이 없다. 청년들이 2,500명이나 되는데도 누구 하나 은퇴에 대해 말 한 마디 없다. 교단을 초월해서 목회하면 죽을 때까지 해도 아무도 딴지 걸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길 목사는 “저 나름대로 인격의 수준이 누구하고 대화해도 변명하지 않는다. 부족한 것도 없고 못 가진 것도 없다. 잘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제가 만신창이가 됐음에도 이런 일이 있을 것을 다 알고 출마했다”며 “그러나 각오한 것은 한기총은 한국교회 대표기관인데 몸살을 앓는 일들이 많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충정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