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스마트’해지는 시대, 점점 스마트와 멀어져가는 역설에 대해 깊이 통찰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청림출판)』이 출간됐다.

저자의 이력도 ‘역설’적이다. 니콜라스 카는 세계적인 IT 미래학자이자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정보기술이 인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물론, 그 폐해까지 날카롭게 분석한다.

“인터넷 사이트와 서비스에 익숙해지고 의존하게 되면서 나의 습관과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하고 있는 것도 정상은 아니었다. 나의 뇌가 기능하는 방식이 바뀐 듯했고, 나는 한 가지 일에 몇 분 이상 집중하지 못하는 무능력함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더 허기를 느끼게 된 것이다.”

TGIF(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로 상징되는 스마트 시대, 클릭 몇 번이면 지구상 수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알 수 있게 됐지만 저자는 이같이 토로한다. 마치 홍수가 났을 때 마실 물이 가장 부족한 법이라는 역설의 진리를 깨달은 것처럼.

사람들은 기기의 발전만큼 자신이 ‘스마트’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고 가벼운 지식을 양산했다”며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 미디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저자는 인터넷이 우리의 생활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각종 인물들의 ‘뇌 구조’처럼 돼 버리는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서핑을 하며 서치하고 스킵하고 스캐닝하는 동안 이를 관장하는 신경회로는 강화되지만, 상대적으로 깊이 사고하고 분석하며 통찰하는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 저자는 뇌과학 이론까지 빌어 정보와 의사소통 자체를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단순화·분절화해 깊이 생각하는 방법 자체를 잃어버린 뇌로 만들었다고 고발한다. 현대인들의 건망증과 집중력 장애도 이러한 이유라는 것이다.

저자는 ‘기억하는 지식’과 ‘찾아보는 정보’의 차이점을 거론하면서 정말로 ‘스마트’해지는 법을 탐구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이러한 기기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의 푸념을 들어보라.

“이 책이 거의 완성되어 갈 무렵 나는 다시 매분마다 이메일 알림 서비스를 받고 있고, RSS 리더기로 되돌아갔다. … 정말 환상적인 기기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기기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