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은 전세계에 줄잡아 650만이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사는 나라에 따라 한국인의 이름이 다르게 불린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영구적으로 사는 이민자들은 '교포'라 부르고, 직장이나 사업차 임시 또는 단기간 살기 위해 간 사람들은 '교민'이라고 부르며, 일본에 사는 사람들은 '동포', 중국에 사는 한국인들은 '조선족',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은 '고려인'이라고 부르고 한국에서는 '한국인'이라 부른다.

"일본인은 어디를 가나 공장을 세우고, 중국인은 가게를 열며, 한국인은 교회를 세운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한국인도 어디를 가나 중국 사람 못지않게 사업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은, 민족마다 돋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한국인이 돋보이는 것은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는 것이다. 교회가 너무 많다는 것이 흠점이지만 어디를 가나 한인교회는 우리 민족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 가 보면 교회가 외로운 이민자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고, 같은 말과 문화를 구가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로 자리 매김을 했다.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들은 이민자들에게 유일한 낙이기도 하다. 지역의 한인 신문들은 기나나 광고 할 것 없이 교회의 뉴스들이 톱뉴스가 되곤 한다. 이것은 교회가 그만큼 이민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이다. 교회가 그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는 마음이 부듯하고, 어떤 동기로 교회를 나왔든 간에 개종자도 많이 늘어났으며, 영적 성숙도 도모되고 있어 이민자들의 기독교인 비율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우리 교회만 고집하고 우리만 잘 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러한 이야기가 있다. 미국 보스턴의 한 한인교회는 미국인 교회를 빌려 쓰고 있었다. 오후에 예배를 드리는 한인교회는 점점 숫자가 늘면서 부흥이 되었고, 오전에 드리는 미국 교회는 점점 교인수가 줄어들어 노인들만 나오는 교회가 되었다.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한 미국 교회는 교회당을 단 1달러에 한인교회에 팔기로 결정했다. 결국 한인교회가 교회당을 무상으로 인수하게 되었고 경사가 났다. 공짜로 그 좋은 교회당을 얻었으니 말이다. 나는 이 소리를 듣고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그러면 미국 교회는 없어진 것인가? 우리가 교회를 하나 기증받았다고 기뻐하는 동안 그 많던 영혼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한인교회가 미국 교회를 도울 수 있는 길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선교란 하나님의 입장에서 민족들을 보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타민족이 복음 없이 망할 때, 우리는 안타까워하고 타민족에게 복음 운동이 일어나 회개하고 주님 앞에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같이 기뻐하는 것이 선교적 마인드가 아닌가 생각한다.

남가주에는 수많은 종족들이 같이 어울려 살고 있다. 적어도 150여 개의 언어가 구사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종족들이 어울려 살고 있지만 한인들처럼 단합되어 교회를 세우는 민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제 한인교회가 선교 사명을 가졌다면 우리가 가진 좋은 면들을 타민족에게 소개할 필요가 있다. 한인교회가 이민자들의 안식처가 된 것처럼 각 민족이 한인교회의 모델을 따르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를 타민족에게 개방해 타민족이 마음껏 예배하고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저들도 한인들처럼 같은 종족이 모이기를 좋아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한인교회들이 이 방법을 타종족 교회들에게 소개하는 세미나나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수시킬 수 있다면 그들의 교회가 성장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뿐만 아니라 타종족에게 교회설립 운동을 일으킬 수 있는 선교단체를 만들어 이 운동을 전개한다면 타민족도 한인교회들처럼 선교의 붐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저들을 훈련시키면 자국인 교회설립과 자국으로의 파송도 가능하리라고 본다. 해외의 한인교회들은 문만 열면 그곳이 바로 선교지이다. 다른 종족들과 같이 어울려 살고 있는 이민자들은 분명 좋은 선교의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다. 우리만의 교회가 아니라 모든 민족의 교회가 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