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됨’이란 무엇인가.

교회다운 교회가 어느 때보다 그리운 시대, 지난 2001년 ‘the Best Theologian’으로 선정하며 타임(TIME)지가 주목한 스탠리 하우어워스(Stanley Hauerwas)가 이 질문에 답했다. 책 『교회됨』은 기독교판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저자는 ‘복음을 재발견하라’, ‘복음을 성품화하라’, ‘복음의 공동체되라’ 등 세 부분으로 나눠 논지를 전개한다. 그러면서 ‘복음을 성품화’하는 것이 교회의 으뜸가는 윤리적 책무라고 강조한다. 복음의 성품화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증인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봉사’를 강조하며 교회가 ‘착한 이미지’를 심으려 하는 분위기와 달리, 기독교윤리학자인 저자는 교회의 윤리적 과제는 ‘교회로 교회되게 하는 것’이며, 예수 내러티브에 충실한 증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의 사례였지만, “문제는 세속정치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의 열정이 교회가 지닌 더 심오한 정치적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가르침은 각종 정치적 이슈에 내던져진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그러면서도 그는 가정과 낙태, 성(性)과 관련된 논쟁에 적극 뛰어든다. 이는 ‘복음의 공동체되라’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으뜸가는 책무가 ‘세상을 좀 더 선하고 정의로운 곳이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란 무엇인지 인식하고, 이것이 왜 그들의 정치적 책무가 돼야 하는지를 깨닫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뜻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현실정치보다 교회의 정치에 참여해야 하고, 그리스도인은 두려움보다 신뢰 위에 사회를 세워가야 한다.

원제는 『Community of Character』. 단, 이 대답은 30년 전에 한 것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을 쓰기 위해 다시 읽어 내려가는 과정에서, 이 책을 집필했던 때 지녔던 생각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