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같은 공동체를 이루며 타코마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교회가 있다. 바로 타코마 새생명교회이다. 이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족과 같이 성도와 성도 간, 성도와 담임 목사와의 유대 관계가 굉장히 친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모든 일에 철저히 성경말씀을 중심 삼는다는 것이 새생명교회의 특징이다. 인터뷰 가운데 만난 임규영 담임목사는 청빈의 삶을 몸으로 실천하려고 힘쓰는 목회자였고, 성경 말씀을 붙잡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는 신앙인이었다.

⊙이하는 일문일답

교회가 강조하는 관계성은 어떤 것입니까?

▲임규영 목사는 목회란 성도들에게 하나님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알게 하는 것, 성경을 알게 하는 것, 그리스도 안에서 소망을 알게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의 관계성이란 하나님과 사람의 관계성이 있겠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성이 있습니다.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는 단순히 사랑을 주고받는 대상이나 창조주와 피조물이라는 관계를 뛰어넘어,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버릴 수 있습니까? 또 아들이 아버지를 싫다고 부인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혈연보다도 깊은 사랑과 친족의 관계인 것입니다.

또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교재를 나누다가 거기에서 멈춘다면 관계가 끊어져도 아무 상관이 없는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 친형제 자매들은 다투거나 싸울 수 있지만 혈연관계는 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형제자매는 마땅히 사랑해야 할 대상이며 도움이 필요하면 당연히 도움을 주는 관계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된 우리 역시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교제가 아닌 관계를 맺습니다. 서로 사귐에서 끝이 아니라 형제, 자매의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회에 질서가 생깁니다. 하나님을 최우선으로 섬기고 어른들을 잘 섬기게 됩니다. 또한 우리의 아이들을 사랑하게 됩니다.”

목사님께서는 설교 가운데 성경 구절을 많이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믿음의 가문에서 자랐지만 목회자가 될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붙드심으로 순종하게 됐고, 그럼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기도했을 때 세 가지를 다짐했습니다. 그것이 ‘말씀을 많이 보자. 기도를 많이 하자. 희생을 많이 하자’ 입니다. 그때부터 근 40년 동안 기도와 봉사도 많이 했지만 성경 통독과 묵상에 더욱 힘을 쏟았습니다. 성경은 읽은 때마다 새롭고 깊은 복음의 세계가 보이게되고 하나님의 사랑의 세계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게됩니다. 성경 읽는 것은 죽을 때까지 놓을 수 없고 놓아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성경을 통독하는 가운데 받은 영감을 설교에서 전하고, 그렇기에 구약과 신약의 많은 부분을 인용해 살아 움직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려 하고 있습니다.”

트레일러 하우스에 대한 유명한 일화는 무엇인가요?

“새생명교회를 개척할 때에는 정부 아파트에서 살다가 1990년부터는 교회 옆에 한 칸짜리 트레일러 하우스가 있어 거기 살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 17년을 살게 됐습니다. 비록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웠지만 안락한 보금자리였고, 냄새는 좀 나고 비좁았지만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저희 집은 작았지만 그곳에서 지내는 동안 하나님의 집은 날로 커졌습니다. 또 교인들이 자신의 집에서 사용하던 물건도 가져다 주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트레일러 하우스를 창피하게 생각하던 어린 딸이 이제는 장성해서 그것을 자랑스러워하니 더욱 감사합니다. 아내 역시 묵묵히 함께 지냈지만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함께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지금은 교인들이 1000 스퀘어피트가 넘는 사택을 마련해줘서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3년 후인 65세에 조기은퇴를 선언하셨는데요‥

▲타코마새생명교회 임규영 목사
“그리스도인들의 행복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욕심이 없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후임 목사 목회를 잘 하도록 이어주는 것이 제가 할 일 이라고 생각합니다. 필리핀에 선교 센터가 완공 됐다고 해서 거기서 목회를 마무리 할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 미국에는 문이 닫힌 교회가 많습니다. 목회자를 필요로하는 교회가 너무도 많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퇴 목회자로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기도 합니다.”

목회 가운데 철저하게 지키려고 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신앙입니다. 그리고 숫자가 작아도 알곡과도 같은 교회를 세우겠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여러가지 유혹을 받게 됩니다. 쉽고 편한 길이 있다고 보여줍니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다고 타협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모든 상황을 아시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가 있지 않습니까? 주님을 믿는 가운데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타협하지 않는 가운데 상황을 변화시켜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는 손해같지만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의 길인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본질을 붙잡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고 부수적인 것이 있습니다. 본질이 중요한 것입니다. 새벽기도회가 없던 1975년부터 이 지역에서 새벽기도회를 하게 됐습니다. 그때 지역 교회들도 함께 새벽기도회의 불이 일어나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교회가 다른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을 할 때 모든 것이 함께 이뤄지게 됩니다.

세번째는 대접을 즐거움으로 하는 것입니다. 교인들도 우리 교회는 아껴도 손님대접을 잘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대접한 대로 받게 되는 것 역시 신앙의 원리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기에 그렇습니다.”

현대 크리스천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오늘날에는 보는 것에만 치우쳐 듣고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설교를 듣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또 예수님을 부르는 과정과 시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시인하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예수님 믿는 사람이라고 시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라면 버리고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믿는다고 하지만 버리지 않기 때문에 힘들고 하늘로부터 오는 영광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자기 생각과 주장 뿐 아니라 시간과 소유도 주를 위해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