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묵상] 겨울나무

추위에 나무는 옷을 벗고 서있네
외투를 벗고 외식을 벗고
진실로 자기 자신으로만 서있네

앙드레 김은 여성을 덮고 가려
여성미의 새 차원을 개발했지만
겨울의 아름다움은 벗고 선 진실에 있다네

호숫가에 우뚝 선 나무는
여름에는 울창하여 으뜸이더니
지금 한 겨울에 겨울 잎들이 샹델리아처럼
온 몸을 치장하고
겨울의 미를 한껏 과시하네

게말파샤의 돌마체 궁전의 샹델리아에 견줄까?
봄에 늘어진 잎들에서 푸른 등을 밝히리라
겨울 샹델리아 나무는 공원을 아주 품위 있게 하네
우람하지만 거만하지 않고
우아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고
인생의 겨울을 나는 분들의 소원과 소망을 잎에 담아
한 겨울 한기와 한파에 더욱 견고하게 서 있네

누가 겨울을 처량하다 하였나?
여름의 방만함이 없고
가을의 화사함이 아니어도
겨울 나무는 진실과 인고의 나이테로 내실을 기하네

나무는 겨울 나무는
지나온 세월의 허식을 벗고
위장, 위선을 떨치고
내면으로 은근과 끈기의 근육을 키우네
뿌리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희망의 마그마로
주변 모든 초목들의 희망의 봄을 재촉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