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 열린 제 59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백했다.

상당수 미국민들에게 무슬림 혹은 무신론자 라는 오해를 받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비 기독교인 집안에서 자라난 배경과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하게 됐는지 등 개인 신앙에 대한 이야기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국 교계지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어린 시절 어머니는 부활절이나 성탄절에만 자신을 교회로 데려갔을 뿐 교회를 거의 간 적이 없다. 평생 한번 밖에 만나본 적이 없는 생부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고 말했으며, 자신의 신앙을 받아들인 계기로 “시카고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종교단체들과 함께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을 하며 기독교를 받아들였다”고 고백했다.

기도제목으로 그는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를 채워 주시도록,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도록, 인내심과 겸손을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조엘 헌트 목사(올랜도 노스랜드교회)와 T.D.제이크 목사(달라스 포러스하우스) 등이 간헐적으로 오벌 오피스에 방문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또 “2년 임기 기간 동안 신앙이 더욱 깊어졌다”고 밝히면서 매일 아침 힘을 주시고 옳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가족과 국민을 보살펴 주시고 자신을 도구로 써달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 조찬기도회에는 140개국을 대표하는 대사, 국회의원, 정부관계자 등 3천 여명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특유의 유머감각은 조찬기도회에도 빠지지 않았다. 두 딸의 영적 어머니 케이 윌슨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선을 위해 기도하던 그녀는 캠페인 기간 케이블 TV에서 (나에 대한) 공격성 보도가 시작된 후 하루에 8번, 9번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도가 많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국 기도 네트워크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세계복음연맹(WEA) 제프 터니클리프 국제총재는 “미국 정부 내 초당파적인 접근을 통해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인상적이고,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적인 신앙과 헌신을 들을 수 있었던 가슴이 따뜻해 지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10월 미국 목회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퓨리서치)는 ‘미국 목회자 10명 중 4명 만 오바마 대통령을 기독교인으로 생각한다’는 결과를 발표해 오바마 대통령 신앙을 둘러싼 미국 국민의 오해가 가시화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