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교회의 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성숙이다. 이것은 워싱턴주 지역 교회연합회 신년 하례와 신년축복성회 등에서도 강조된 것으로, 이제는 교회가 성장을 넘어 성숙으로 도약해야 할 때라는 점은 한국교회와 미주 한인교회가 모두 공감하는 사실이다.

문을 닫는 개척교회가 속출하고 있으며 교회예배 참석인원이 감소하고 있다. 예수를 믿음으로 인한 핍박이 아니라 세상보다 못한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에 교회가 손가락질을 받는다. 교회가 세상의 비난의 대상이 된 지금은 총체적인 위기의 적신호가 분명하다.

교회와 성도의 미성숙은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취재차 방문한 집회 후 교제 시간에 예배당 안에서 목소리를 높여 다투는 성도들을 보고 매우 놀란 경험이 있다. 더욱 놀란 것은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성도들의 무감각함이었다. 반드시 목소리를 높여야 할 이유가 있었다 하더라도 교회의 덕이 되지 못 할 일임에 분명했다.

교회가 성숙과 변화를 이야기하는 일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개혁의 목소리와 필요성이 교회 내부에서 나왔다는 것 역시 변화에 대한 열망과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이제는 구호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 일이 남았다.

과거 무신론자와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인식은 나쁘지 않았다. 최근 기독교는 안티기독교라 불리는 이들로부터 무차별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다. 성경적인 진리에 어긋나는 부분을 다양성과 인류애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도 있다. 성경을 거스르는 것은 차치하고 그들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 바로 차별성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을 욕하면서도 세상과 다른 거룩을 요구한다.

행사를 통한 보여주기식 사랑은 진정성에 의심을 받는다. 한국인들의 성향과도 같은 무조건 빨리 해결하는 것이 정도(正道)는 아니다. 변화와 개혁은 저변에서 시작하듯 교회 외적인 모습보다 성도들의 모습부터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주일뿐 만 아니라 한 주일에 6일을 교회 밖에서 일하는 성도들의 삶은 세상 사람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가식의 모습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리스도를 묵상하고 섬김의 도(道), 아들까지 내어주신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 죄인과 원수를 사랑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성숙을 세상에 나타내야 한다. 더불어 목회 리더십은 성도들 양육에 게으름이 없어야 하고 윤리적으로도 본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올해는 내 목소리와 주장을 내세우기 전에 무엇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고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인지 한 번 더 생각하자. 세상은 그리스도를 진실히 따르는 성도들의 모습을 통해서 조금씩 거룩한 그리스도인들을 바라볼 것이다.

교계가 영적 성숙을 화두로 삼은 올해 과연 목소리에서 끝날 것인지, 교회에서 또 사회전반적인 움직임이 일어날지는 우리 개개인의 변화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