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고 싶은 목사, 그만둘 수 없는 목회(Before You Quit)』(Blaine Allen)라는 책에 보면,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작은 중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여학생들이 교내 화장실에서 립스틱을 바르고는 거울에 입술 자국을 남겨놓는 것이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해결하기로 하고, 여학생들을 불러모은 뒤, 학교 관리인과 함께 여학생 화장실로 데리고 갔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관리인 아저씨가 매일 밤 거울을 닦아내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존스 아저씨가 이 거울을 닦아내느라 얼마나 고생하는지 모를 겁니다. 그래서 이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러분들 앞에서 직접 보여달라고 제가 부탁했습니다.” 관리인은 청소 도구함에서 길다란 손잡이가 달린 솔을 하나 꺼내더니 제일 가까이 있는 변기에 한번 푸욱~ 담갔다가는 거울 쪽으로 다가가서 립스틱 자국을 문질러 닦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여학생들은 거울에 입술 자국을 남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작은 마을의 학교 교장이든, 교회의 목사든, 한 목장의 목자나 사역팀장이건,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언제나 골치 아픈 일이 있기 마련입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면 좋겠는데, 마음 상하게 만드는 소리를 하고 다니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지 또는 미숙함으로 인해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그러면 거울을 청결하게 할 책임은 누가 질까요? 주님을 사랑하고, 공동체를 사랑으로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몫을 담당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사역을 기쁨으로 봉사하는 사람이 진정한 그리스도인 아닐까요?

문제는 나 자신도 연약한 지체라서 지치고 힘들 때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천사가 아닙니다. 성자도 아닙니다. 연약하여 자주 상처입는 새와 같습니다. 믿음과 사랑의 날개로 늘 하늘을 날고 싶지만 우리 몸이 가시에 찔려 날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바울도 그랬습니다. “내 육체에 가시 곧 사단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고하지 않게 하심이니라. 이것이 내게서 떠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고후12:7-8)

주님을 향해 싸이렌을 울리며 반복해서 간절히 호소했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하나님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면 바울이 사역을 포기하고 그만두었을까요? 주님은 다정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놀라운 것은 바울의 반응입니다.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delight)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약한 것들(in Weakness)과 능욕(in Insults)과 궁핍(in Hardship)과 핍박(in Persecution)과 곤란(in Difficulty)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후12:9-10) 크게 기뻐했다는 말은 <더욱 기쁘게 자랑했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약점과 컴플렉스와 부족한 점을 도리어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며 사십시다.

주 안에서 행복한 목사,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