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해 11월까지 외부에서 들여와야 할 곡물이 약 80만톤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현재 북한이 확보한 곡물은 유엔 지원분인 6만 2천톤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긴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서는 현재 시장의 식량 가격이 화폐개혁 1년 2개월만에 그 전과 동일한 가격으로 급상승했다. 이와 함께 겨울이 닥치면서 주민들 사이에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

자유북한방송의 한 통신원은 “시장의 쌀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며 “쌀값이 비싸 식량을 구입하지 못하는 주민들 중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통신원은 “현재 회령 시장에서는 식량 가격이 2300원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쌀값이 떨어지리라 예측하긴 어렵다”며 “연평도 도발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이후 1300원에서 이까지 오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북한의 쌀값은 주민들 뿐 아니라 국가의 배급을 위주로 살아가는 보위부나 보안서 가족들도 사실상 구매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 그야말로 ‘금값’이 됐다. 주민들은 이에 “식량 배급을 주지 않는 국가는 우리들에게 할 말을 잃었다”며 당국을 맹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이 통신원은 국경경비대 한 군인의 말을 인용해 “고된 훈련과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탈영하는 병사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숫자가 많다 보니 처벌 수위도 낮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북한에서는 이같은 식량난으로 생계형 흉악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를 특별경비기간으로 정하고 야간 경비인력을 평시의 3배로 늘렸지만, 도처에서 일어나는 살인과 강도 사건들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함경북도 한 소식통은 “돈이 많다고 소문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독집(단독세대)에서 살기 때문에 강도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며 “집 전화도 있고 개도 길러보지만 강도들이 중국산 쥐약을 먹여 개를 처치한 후 전화선을 절단하고 범행을 저질러 도리가 없다”고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혜산에서 애인 사이인 남녀가 7명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됐다고 한다. 술에 취한 살인자들이 연인을 납치해 여성을 강간 살인하고, 저항하는 남성마저 때려죽였다는 것이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최근 복면 강도들이 밤중에 집을 터는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소식통들은 “살인사건들을 일일이 다 말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