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과 연초를 보내면서 남다르게 긴장하고 지내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대학 원서를 보내는 고등학교 졸업생을 둔 가정과 대학을 다니는 자녀를 둔 가정들입니다. 작년 말에 대학 원서를 보내고 조기 입학 허가를 받았거나 기다리는 가정들도 있습니다. 작년의 세금보고를 작성하면서 장학금 신청 서류를 작성을 준비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원하는 대학에 입학 허가를 받기 위해서 원서를 보내고 자료를 보내면서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학비 융자, 장학금 등을 확보하고 부족한 학비를 채우느라 부담감으로 지내기도 합니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에 모든 한인 가정은 미국 사회에서 자녀들의 장래를 어떻게 준비시켜 줘야할 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가장 많이 부딪히는 문제는 한인으로서 정체성의 문제입니다. 자녀들이 스스로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고등학교 시절과 대학 시절에 크게 달라집니다. 장래를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다 보면 한인이냐, 미국인이냐의 문제를 가지고 충돌하게 됩니다. 부모들은 “너는 한인이야”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나는 미국인이에요”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충돌이 생기게 되면 더 이상 장래에 대한 의논이 불가능해 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모들이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국적은 미국인이지만 인종적으로 한인이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미국인이라는 말은 적절하지만 한국인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미국에 사는 우리의 자녀들은 한인이면서 미국인입니다.

둘째로 “너는 완전한 한인이면서 동시에 완전한 미국인이다”라고 말해야 합니다. 전 세계 나라들 중에서 이민으로 이루어진 국가의 정체성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자신의 인종적인 배경과 국가 시민으로서의 지위가 서로 충돌하지 않습니다. 단일 민족이라는 막연한 개녕을 배운 한국인들은 국민과 인종을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다음 세대를 일구어 나가야 할 우리의 자녀들에게는 인종적인 배경이 달라도 미국이라는 국가의 국민으로 나라에 충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리해 주어야 합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비슷한 재정립이 필요합니다. 미국이 가진 고유의 문화가 있다면 그것은 미국의 원주민인 어메리칸 인디언들의 문화 뿐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문화는 거의 전부 이민자들이 가져온 문화입니다. 독일인이 가져온 맥주를 마시고 프랑스 사람들이 가져온 빵을 먹고 영국 사람들이 가져온 아침식사를 하고 이태리 사람들이 가져온 피자를 먹고 화란 사람들이 가져온 장사 수완을 사용합니다. 도시 이름과 길 이름은 자신들의 고향 이름을 따서 지었으며 건물 이름은 조상들의 이름으로 지었습니다.

우리는 미국에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하여 미국인이 되었고 우리의 자녀들이 이 곳에서 태어나서 미국인이 되었기에 우리가 먹는 음식은 미국음식이고, 우리가 쓰는 언어는 미국의 언어입니다. 한인 미국인 (Korean American)이 한국어를 사용한다면 미국에서 한국어가 사용되는 것입니다. 미국민으로서 한인들이 세끼 한국 음식을 먹는다면 한국 음식은 이제 미국 음식이 되는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너는 미국인이 아니고 한국인이 되라고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너는 한인 미국인이라고 말해애 합니다. 그렇게 말하기 위해서 부모들이 먼저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말해 주어야 합니다. 크리스천이 한인이면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것처럼 우리의 자녀들은 한인이면서 미국의 시민입니다.

2011.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