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롱스의 PS 111, 차터 스쿨 718, 사립학교 필드스톤 스쿨(Fieldston School)에서는 흑인 학생이 한국어를 배운다. 이들을 가르치는 주인공은 최경미 선생, 그녀는 교사이면서 동시에 목사이다. 최 선생은 이 일을 사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저에게는 이 일이 사역이에요. 학교 내에서 하나님을 증거하지는 못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며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에 보람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해 공부에도 집중할 수 없는 흑인 아이들에게 최경미 선생은 특별한 존재다. 그 사랑을 아는지 아이들도 한국어 시간만 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진다. 한국식으로 일어나 직각으로 허리를 굽히고 인사하고 수업 시간에는 떠들지도 않는다. 오히려 떠드는 친구를 나무란다.

한국에는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사를 존경한다는 이야기에 복도를 지나다 최 선생을 만나면 "Don't touch her shadow"하며 그림자도 안밟으려고 한다. 아이들은 최 선생을 통해 배운 인사 예절을 부모, 미국 교사들과 교장에게도 적용한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놀라고 좋아한다.

학습 효과도 높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며 가르쳤더니 세계 명문으로 꼽히는 필드 스톤에서는 학생들이 한글 자음ㆍ 모음을 그 자리에서 익히기도 했다. 참관 교사들은 '어메이징(Amazing)'하다며 놀랐다.

바쁜 때는 가르치는 일이 힘에 부치기도 하다. 차터 스쿨 718에서는 쉬는 시간 없이 20-30분 간격으로 교실을 돌아다니며 하루에 9개반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니 시간이 빠듯하다. 게다가 지난해 9월부터는 리버사이드교회에서 유치부를 담당하며 교육부에서 Supervised Ministry를 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리버사이드교회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로 성경 공부도 가르치게 되었다.

그뿐인가. NYTS 목회학 박사과정(2년차)을 하며 다민족 목회 연구에 열중이며 1남 1녀의 엄마로서 뉴욕베델교회 최운돈 목사의 사모로서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교회 식구들을 픽업(Pick-up)하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이 저를 통해 이루어졌으면 해요. 바닥에서 울고 있던 아이도 내가 가르치는 시간이 되면 행복해합니다. 그게 신기하기도 하고, 매력을 느껴서 이 일을 합니다"

한편 차터스쿨 2학년생 80명은 작년 12월 플러싱 금강산 식당에 와서 한국 음식 '김밥'도 만들어 보았다. 미동부 한식세계화 회장직을 맡고 있는 플러싱 금강산 식당의 대표인 유지성 사장도 이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오는 10일에는 PS111 5학년 학생 30명이 구정맞이 만두 만들기 실습을 할 예정이다. 한국 총영사관에서 한국어 지원금을 받아 문화 체험 수업을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한국어 노래도 부르며 그간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음식을 접하다 보니 아이들은 한국 문제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군밤 타령에 나오는 '연평 바다'가 요즘 뉴스에서 '파이팅(Fighting)'한다는 그 '연평도'냐고 물을 정도이다. 거기다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생겨 최 선생도 놀랐다.

최경미 선생은 "문화 전쟁의 시대에 브롱스의 흑인 아이들 가운데 한국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는 것이 감사하다."며 "한쪽에서 한국과 한국 문화를 귀하게 생각하면 도미노 현상으로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런 의식이 생긴다. 브롱스에 확실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오는 1월 19일은 차터 스쿨 PS 718에서, 2월 4일에는 PS 111에서 구정맞이 한국 페스티벌을 한다. 이날 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그동안 배운 한국어 실력을 선보이게 된다. 이에 최경미 선생은 유치원생 사이즈부터 성인 사이즈의 한복 후원을 부탁했다. 플러싱 지역은 금강산 식당에 맡기면 되며 다른 지역은 학교로 직접 보내면 된다.(받는 사람은 최경미 선생)

문의: 최경미 선생 fumcchoi@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