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시렸던 병인년이 어물쩍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지나간 한 해는 정말 모두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답답한 이 현실은 머무적거리며 아직도 우리 곁에서 서성이고 있습니다. 선물로 받은 새 해이지만, 희망보다는 걱정 속에 첫걸음을 뗘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런 때에 남의 땅에 와서 내 땅인 양 살아야 하는 이민자의 삶의 고달픔은 더 할 것입니다. 여기에 서로 위로하고 격려해야 하는 사명과 책임이 오늘 이 땅의 이민교회에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하나’임을 생각할 때 그렇습니다.

마치 오늘의 교회가 격랑의 바다 한 가운데 떠 있는 배와 같다면 세상은 격랑의 바다입니다. 그러므로 그 배에 탄 사람은 누구나 한 운명인 것입니다. 같이 죽고 같이 사는 것입니다. 오늘 이민교회가 이런 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누가 세상을 위로할 수 있습니까? 격랑의 바다를 지으신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입니다. 사도 바울이 그런 사람입니다.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행27:25) 격랑의 바다에서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을 당당하게 위로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또 한 해를 맞으며, 지나간 해에 가졌던 꿈이 허상으로 끝난듯하지만 그래도 또 새 해를 맞아 그 잃었던 꿈을 다시 품을 수 있음은 은혜요 축복입니다. 격랑의 한 해를 시작하며 이 은혜와 축복이 우리 모두의 것이 되기를 기원하며, 새 해, 다시 일어서는 용기와 믿음으로 승리를 일구어 나갈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