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란 무엇일까? 목회자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그 목회자의 목회철학이라고 한다면 모든 목회자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목회철학에 따라 목회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목회철학에 근거해 때와 시기에 맞추어 다양한 방법과 관심, 초점을 갖고 목양에 임한다. 이 인터뷰는 추상적인 목회철학을 묻는 인터뷰가 아니다. 시카고 복음화를 위해 오늘도 선한 싸움 중에 있는 목회자들이 그 목회철학대로 목회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한 가지 주제만을 정해 대화하는 인터뷰다.
두번째 인터뷰는 시카고 나무교회 김정한 목사이며 주제는 교회의 찬양, 그 중에도 현대적 찬양(동시대적 찬양,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다. 나무교회는 김정한 목사가 3년 전 개척해 매달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열며 시카고에 신선한 찬양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열납>이라는 앨범을 출시하고 유투브에 4백50여개의 동영상, 총 5만회에 달하는 클릭을 자랑하며 시카고의 CCM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 목사는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M.Div.를 마쳤다. 장신대에서 공부하는 동안 교회음악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시카고에서는 시카고한인연합장로교회, 시카고온누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으며 이 기간 중 트리니티신학교에서 선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선교학 분야로 목회학 박사 과정에 있다.
- 나무교회처럼 청년 사역이 강한 교회들에 있어서 찬양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목사님은 음악을 잘해서 찬양 사역을 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찬양 사역의 필요를 느껴서입니까?
두 가지 모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공부해 온 배경이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은 저와는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장점을 내 필요에 의해서 교회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에 찬양이 중요한 것은, 비록 짧은 목회 경험이지만, 제 경험을 통해 배웠고 개척을 하면서 다시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절대로 음악이 전부라거나 찬양 사역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내가 가진 것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다른 것들을 억지로 축소시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교회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면서 그 중 하나로써 음악일 뿐이지 전부를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나무교회도 찬양을 열심히 하는 교회지만 나무교회가 찬양만 하는 교회는 아닙니다.
- 경험상 찬양이 왜 중요하던가요? 대부분의 교회가 찬송가 혹은 성가대의 찬양 등은 이미 중시하는 경향이 분명한만큼 CCM 사역 쪽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장로교 배경을 갖고 신앙 생활을 해 왔으므로 전통적 예배가 익숙하고 좋습니다. 저는 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루터는 당시의 세속적 음악을 이용해 찬송가를 부르면서 종교 개혁을 했습니다. 저는 한가지 모토처럼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영적이다”입니다. 신앙은 결코 뜬 구름을 잡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환상이나 꿈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특별한 계시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저는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가장 주변에 있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실 때도 하늘의 새, 겨자씨, 들풀처럼 현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음악으로 보면 우리 주변에 가장 자연스러운 음악이 CCM입니다.
현실에서 쉽게 부를 수 있는 CCM이 영적 성장에 주는 유익이 적지 않습니다. 찬양하며 예배할 때 어떤 습관에 의해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신앙 고백을 담아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찬양을 불렀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우리 교회에는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찬양 드릴 때,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우리의 찬양을 받으신다는 체험을 하는 것은 우리의 영적 삶과 밀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찬양이 영적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는가? 그런 유혹이 있지 않은가?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찬양을 할 때 더 전문적으로 잘 하려 하기 위해 우리가 연습도 하고 앨범도 내고 그러다 보면 “내가 연주자”라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콘서트의 연주자가 되어 연주 실력이나 노래 실력을 디스플레이하는 것처럼 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것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해야 이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우리는 반주자일 뿐입니다. 찬양의 중심은 회중입니다. 찬양을 받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회중이 함께 부르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그 찬양을 받으실 수 있도록 드리는 것이 찬양의 관건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이 되어야지 우리에게 만족스런 연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 목사님은 담임 목회자이면서 직접 찬양 인도를 하시는데, 목사님도 그런 갈등을 겪으십니까?
저도 딜레마에 빠집니다. 간혹 “목사님의 찬양이 듣고 싶어서 교회 왔어요”라는 성도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듣기 좋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찬양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런 예배가 되기 위해서 저 역시 끊임없이 갈등하고 스스로를 경계합니다. 선곡에서부터 부르는 마음가짐까지 내가 연주자가 아니라 반주자일 뿐이라는 고백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언제 개척하셨는지?
43세이고 40세에 개척했습니다.
- 지금은 젊은 교회지만 교회가 커지고 시간이 오래되어도 찬양 사역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평생하고 싶습니다. 참, 그리고 저희 교회 성도들의 다수가 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이를 위한 교회로 특정화 되고 싶진 않습니다. 아기부터 중장년까지 모든 세대가 우리 교회에 존재합니다. 저는 찬양이 젊은이만을 위한 것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습니다.
교회가 성장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분담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는 제가 많은 부분을 담당해 왔지만 이제는 청년들이 돌아가며 리더로 섬기거나 저는 코디네이팅을 하는 형식으로 서로 부담을 덜려고 합니다.
- 그래도 찬양 사역이 나무교회의 청년 부흥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우리는 “젊은이들은 분위기를 따라 간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예배 분위기가 좋다든지, 소위 뜨는 교회라든지 하면 청년들이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어느 교회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교회인가”를 고민하고 교회를 선택합니다. 교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동안 그 목회자가 정말 나를 양으로 생각하며 목양하려 하고 사랑하는가를 확인합니다. 지금 우리 교회를 구성하는 젊은 그룹은 두 가지로 나눠 지는데 한 그룹은 노스웨스턴대학 학생들이고 또 한 그룹은 무디성경학교 학생입니다. 노스웨스턴 학생들은 신입생 환영회 때 나무교회 밴드가 나가서 행사 음악을 맡게 되면서 우리를 알게 됐습니다. 2명이 그렇게 전도되었습니다. 이 2명은 상당 기간 이방인처럼 교회를 다니며 예배만 드렸습니다. 그러다 “이 교회가 내 교회”라는 확신을 얻게 되자 친구들을 전도해 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토요일 오후에는 노스웨스턴, 금요일 오후에는 무디에서 캠퍼스 성경공부를 인도하게 될만큼 규모를 갖게 됐습니다. 찬양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음악이 전부는 아니란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가서 찬양의 어떤 점이 청년들에게 어필했다고 보십니까?
음악에는 듣는 음악과 부르는 음악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오면 전혀 다른 음악이 또 존재합니다. 특히 CCM은 청년들의 삶,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청년들이 반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음악 CD도 제작하고 음악회도 하면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 더 찬양을 잘 해 봐야겠다는 욕심이 많이 드실 것 같습니다.
우리가 찬양을 특화할 때는 교회의 최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교회의 목표는 열매를 나는 것이며, 그 열매는 바로 생명입니다. 찬양을 하며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는 우리가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했는데 처음 왔던 사람이 감동을 받고 입교했을 때입니다. 또 다른 어떤 자매는 대학에서 교수를 하며 지성적인 면에서 신앙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찬양을 함께 하면서 영적 감동을 받고 신앙을 받아들이고 우리 교회에서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욕심을 내지만 본질을 위해 욕심을 낼 뿐입니다.
-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나무교회의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솔직히 적응하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척할 때부터 이렇게 왔기 때문에 이해해 주시고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편입니다. 이 분위기에 동화되신 분들도 많지요.
-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개척 때부터 3년간 매달 한번도 쉬지 않고 하셨는데 반응이 처음부터 좋았습니까?
처음에는 10명이 왔습니다. 교인 5명에 나머지는 밖으로부터 초대받아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오셨을 때는 한 50명까지도 오셨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는 인원이 더 적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나”는 점에서 동기 부여도 어려웠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한번 하나님께 드리는 이 찬양 예배는 우리가 진심으로 준비하며 기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축복된 기회였습니다. 그것의 결실이 이번에 <열납>이란 앨범 발매로 맺어진 것이죠.
- 보통 교회에는 고전적 찬양 사역인 성가대와 그것을 선호하는 성도들, 현대적 찬양 사역인 찬양팀과 그것을 선호하는 성도들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지요?
서로 약간의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젊은이들은 CCM을 좋아하고 실제로 그것이 대세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성가대에서 볼 때는 찬양팀이 깊이도 없고 왠지 부산해 보이고 그들의 음악이 가슴 깊이 와 닿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자가 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성가대는 전문적인 공부와 실력을 갖춘 리더가 코칭을 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에 비해 찬양팀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찬양을 더 익숙하게 잘 부르고 잘 인도하기 위해 연습하는 수준에 머물 때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찬양팀이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연주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으로, 음악적으로 지도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는 유투브를 이용해 찬양 동영상을 올리는데 최대 3천5백회까지 조회된 노래도 있습니다. 저희가 작곡하거나 번안한 곡들의 경우는 뉴욕, 터키, 영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한인들에게 악보를 나눠 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찬양팀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만 열려도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혹시 이런 부분에서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성가대에 이런 장점이 있다면 찬양팀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입니다. 신앙의 가장 높은 경지는 자연스러움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배우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할 때 큰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찬양할 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성가대에서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 찬양팀이 연주하는 찬양의 영적 성숙도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찬양팀이 깊이있는 찬양을 인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CCM은 흔히 생각하는 트렌드가 아닙니다. CCM을 트렌드라고 생각하면 깊이가 없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깊이가 없으면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각 교회마다 찬양팀을 세우는 것만큼 그들의 깊이를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깊이있는 찬양을 위해서는 찬양팀과 회중 양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있습니다. 찬양팀은 음악적인 실력을 갖출 뿐 아니라 믿음으로 자아를 세우고 하나님께 자신을 드린다는 고백을 가져야 합니다. 섬기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회중 입장에서도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회중들은 그동안 해 오지 않던 어색한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CCM을 예배에 도입한다 했을 때 적지 않은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음악의 역사를 봐도 교회에 음악이 들어오기까지 수백년이 걸렸습니다. 옛 문서를 찾아 보면 “교회에서 찬송을 부른다면 나는 교회에 안 다니겠다”고 한 문건이 있습니다. 루터와 달리 칼빈은 교회에 음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좋은 찬양팀을 구성해 놓는다고 좋은 찬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중들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성도들의 반응과 대화하면서 그 교회만의 찬양의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찬양과 찬양팀에 관한 좋은 의견들을 오늘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번째 인터뷰는 시카고 나무교회 김정한 목사이며 주제는 교회의 찬양, 그 중에도 현대적 찬양(동시대적 찬양, 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다. 나무교회는 김정한 목사가 3년 전 개척해 매달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열며 시카고에 신선한 찬양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열납>이라는 앨범을 출시하고 유투브에 4백50여개의 동영상, 총 5만회에 달하는 클릭을 자랑하며 시카고의 CCM 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 목사는 서울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M.Div.를 마쳤다. 장신대에서 공부하는 동안 교회음악을 부전공으로 공부했다. 시카고에서는 시카고한인연합장로교회, 시카고온누리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했으며 이 기간 중 트리니티신학교에서 선교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선교학 분야로 목회학 박사 과정에 있다.
- 나무교회처럼 청년 사역이 강한 교회들에 있어서 찬양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목사님은 음악을 잘해서 찬양 사역을 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찬양 사역의 필요를 느껴서입니까?
두 가지 모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공부해 온 배경이 음악이기 때문에 음악은 저와는 뗄래야 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진 장점을 내 필요에 의해서 교회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에 찬양이 중요한 것은, 비록 짧은 목회 경험이지만, 제 경험을 통해 배웠고 개척을 하면서 다시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절대로 음악이 전부라거나 찬양 사역이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내가 가진 것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다른 것들을 억지로 축소시키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교회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면서 그 중 하나로써 음악일 뿐이지 전부를 대표할 수는 없습니다. 나무교회도 찬양을 열심히 하는 교회지만 나무교회가 찬양만 하는 교회는 아닙니다.
- 경험상 찬양이 왜 중요하던가요? 대부분의 교회가 찬송가 혹은 성가대의 찬양 등은 이미 중시하는 경향이 분명한만큼 CCM 사역 쪽으로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장로교 배경을 갖고 신앙 생활을 해 왔으므로 전통적 예배가 익숙하고 좋습니다. 저는 쉽게 이렇게 생각합니다. 루터는 당시의 세속적 음악을 이용해 찬송가를 부르면서 종교 개혁을 했습니다. 저는 한가지 모토처럼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가장 영적이다”입니다. 신앙은 결코 뜬 구름을 잡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환상이나 꿈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특별한 계시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저는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자연스러운 것, 가장 주변에 있는 것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실 때도 하늘의 새, 겨자씨, 들풀처럼 현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음악으로 보면 우리 주변에 가장 자연스러운 음악이 CCM입니다.
현실에서 쉽게 부를 수 있는 CCM이 영적 성장에 주는 유익이 적지 않습니다. 찬양하며 예배할 때 어떤 습관에 의해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의 신앙 고백을 담아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찬양을 불렀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우리 교회에는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찬양 드릴 때,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우리의 찬양을 받으신다는 체험을 하는 것은 우리의 영적 삶과 밀접할 수 밖에 없습니다.
-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찬양이 영적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는가? 그런 유혹이 있지 않은가? 찬양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찬양을 할 때 더 전문적으로 잘 하려 하기 위해 우리가 연습도 하고 앨범도 내고 그러다 보면 “내가 연주자”라는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콘서트의 연주자가 되어 연주 실력이나 노래 실력을 디스플레이하는 것처럼 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것이 아예 없을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해야 이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늘 고민합니다.
우리는 반주자일 뿐입니다. 찬양의 중심은 회중입니다. 찬양을 받으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회중이 함께 부르며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그 찬양을 받으실 수 있도록 드리는 것이 찬양의 관건입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이 되어야지 우리에게 만족스런 연주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 목사님은 담임 목회자이면서 직접 찬양 인도를 하시는데, 목사님도 그런 갈등을 겪으십니까?
저도 딜레마에 빠집니다. 간혹 “목사님의 찬양이 듣고 싶어서 교회 왔어요”라는 성도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듣기 좋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찬양을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런 예배가 되기 위해서 저 역시 끊임없이 갈등하고 스스로를 경계합니다. 선곡에서부터 부르는 마음가짐까지 내가 연주자가 아니라 반주자일 뿐이라는 고백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 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언제 개척하셨는지?
43세이고 40세에 개척했습니다.
- 지금은 젊은 교회지만 교회가 커지고 시간이 오래되어도 찬양 사역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평생하고 싶습니다. 참, 그리고 저희 교회 성도들의 다수가 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이를 위한 교회로 특정화 되고 싶진 않습니다. 아기부터 중장년까지 모든 세대가 우리 교회에 존재합니다. 저는 찬양이 젊은이만을 위한 것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습니다.
교회가 성장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분담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척 당시부터 지금까지는 제가 많은 부분을 담당해 왔지만 이제는 청년들이 돌아가며 리더로 섬기거나 저는 코디네이팅을 하는 형식으로 서로 부담을 덜려고 합니다.
- 그래도 찬양 사역이 나무교회의 청년 부흥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우리는 “젊은이들은 분위기를 따라 간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예배 분위기가 좋다든지, 소위 뜨는 교회라든지 하면 청년들이 몰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어느 교회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교회인가”를 고민하고 교회를 선택합니다. 교회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동안 그 목회자가 정말 나를 양으로 생각하며 목양하려 하고 사랑하는가를 확인합니다. 지금 우리 교회를 구성하는 젊은 그룹은 두 가지로 나눠 지는데 한 그룹은 노스웨스턴대학 학생들이고 또 한 그룹은 무디성경학교 학생입니다. 노스웨스턴 학생들은 신입생 환영회 때 나무교회 밴드가 나가서 행사 음악을 맡게 되면서 우리를 알게 됐습니다. 2명이 그렇게 전도되었습니다. 이 2명은 상당 기간 이방인처럼 교회를 다니며 예배만 드렸습니다. 그러다 “이 교회가 내 교회”라는 확신을 얻게 되자 친구들을 전도해 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가을학기부터 토요일 오후에는 노스웨스턴, 금요일 오후에는 무디에서 캠퍼스 성경공부를 인도하게 될만큼 규모를 갖게 됐습니다. 찬양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음악이 전부는 아니란 것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 다시 음악 이야기로 돌아가서 찬양의 어떤 점이 청년들에게 어필했다고 보십니까?
음악에는 듣는 음악과 부르는 음악이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오면 전혀 다른 음악이 또 존재합니다. 특히 CCM은 청년들의 삶,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청년들이 반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음악 CD도 제작하고 음악회도 하면서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 더 찬양을 잘 해 봐야겠다는 욕심이 많이 드실 것 같습니다.
우리가 찬양을 특화할 때는 교회의 최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교회의 목표는 열매를 나는 것이며, 그 열매는 바로 생명입니다. 찬양을 하며 가장 감격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는 우리가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했는데 처음 왔던 사람이 감동을 받고 입교했을 때입니다. 또 다른 어떤 자매는 대학에서 교수를 하며 지성적인 면에서 신앙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찬양을 함께 하면서 영적 감동을 받고 신앙을 받아들이고 우리 교회에서 세례까지 받았습니다. 욕심을 내지만 본질을 위해 욕심을 낼 뿐입니다.
-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나무교회의 이런 분위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솔직히 적응하기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척할 때부터 이렇게 왔기 때문에 이해해 주시고 이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편입니다. 이 분위기에 동화되신 분들도 많지요.
- 서프라이징 콘서트를 개척 때부터 3년간 매달 한번도 쉬지 않고 하셨는데 반응이 처음부터 좋았습니까?
처음에는 10명이 왔습니다. 교인 5명에 나머지는 밖으로부터 초대받아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오셨을 때는 한 50명까지도 오셨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는 인원이 더 적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나”는 점에서 동기 부여도 어려웠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한달에 한번 하나님께 드리는 이 찬양 예배는 우리가 진심으로 준비하며 기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축복된 기회였습니다. 그것의 결실이 이번에 <열납>이란 앨범 발매로 맺어진 것이죠.
- 보통 교회에는 고전적 찬양 사역인 성가대와 그것을 선호하는 성도들, 현대적 찬양 사역인 찬양팀과 그것을 선호하는 성도들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지요?
서로 약간의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소위 말해서 젊은이들은 CCM을 좋아하고 실제로 그것이 대세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려 합니다. 그러나 성가대에서 볼 때는 찬양팀이 깊이도 없고 왠지 부산해 보이고 그들의 음악이 가슴 깊이 와 닿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자가 대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성가대는 전문적인 공부와 실력을 갖춘 리더가 코칭을 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에 비해 찬양팀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찬양을 더 익숙하게 잘 부르고 잘 인도하기 위해 연습하는 수준에 머물 때가 많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찬양팀이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연주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영적으로, 음악적으로 지도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는 유투브를 이용해 찬양 동영상을 올리는데 최대 3천5백회까지 조회된 노래도 있습니다. 저희가 작곡하거나 번안한 곡들의 경우는 뉴욕, 터키, 영국,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한인들에게 악보를 나눠 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찬양팀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만 열려도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혹시 이런 부분에서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성가대에 이런 장점이 있다면 찬양팀의 장점은 자연스러움입니다. 신앙의 가장 높은 경지는 자연스러움입니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배우가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할 때 큰 감동을 받습니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찬양할 때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성가대에서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 찬양팀이 연주하는 찬양의 영적 성숙도에 관해 말씀하셨는데 찬양팀이 깊이있는 찬양을 인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CCM은 흔히 생각하는 트렌드가 아닙니다. CCM을 트렌드라고 생각하면 깊이가 없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깊이가 없으면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각 교회마다 찬양팀을 세우는 것만큼 그들의 깊이를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깊이있는 찬양을 위해서는 찬양팀과 회중 양자에게 요구되는 것이 있습니다. 찬양팀은 음악적인 실력을 갖출 뿐 아니라 믿음으로 자아를 세우고 하나님께 자신을 드린다는 고백을 가져야 합니다. 섬기는 마음도 필요합니다.
회중 입장에서도 자연스러운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회중들은 그동안 해 오지 않던 어색한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처음 CCM을 예배에 도입한다 했을 때 적지 않은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음악의 역사를 봐도 교회에 음악이 들어오기까지 수백년이 걸렸습니다. 옛 문서를 찾아 보면 “교회에서 찬송을 부른다면 나는 교회에 안 다니겠다”고 한 문건이 있습니다. 루터와 달리 칼빈은 교회에 음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좋은 찬양팀을 구성해 놓는다고 좋은 찬양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중들이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성도들의 반응과 대화하면서 그 교회만의 찬양의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찬양과 찬양팀에 관한 좋은 의견들을 오늘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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