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에 알레르기 증세가 있는 분들은 일본 만화전문 출판사인 고단사 Kiss에 실린 노다메칸타빌레 (のだめカンタービレ Nodame Cantabile)를 구독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드라마화한 영화를 시청하시기 바란다.

이 만화책은 고전 시대 음악을 테마로 한 일본 만화가 ‘니노미야 도모코’의 작품이다. 21권까지 총 2200만부를 발행하였다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후지TV에서는 드라마로 방송하였고, 또 애니메이션화되어 방송되었으며, ‘타카사토 시나’란 작가에 의해 소설화도 되었다.

나는 '노다메 최종악장'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노다메의 압축작품이라 생각되는 이 결정판에서 작가 ‘니노미야’는 다양한 악기가 모여 지고(至高)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젊은이들의 절묘한 인간애를 그리려했음이 틀림없다.

비행공포증 때문에 천재적 재질을 유학으로 꽃피우지 못하는 치아키 신이치가 역시 천재적 피아니스트 소질이 있으나 지저분하기 이를때 없는 노다 메구미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의 에피소드를 장장으로 이끌어가지만 둘러싼 인간군들이 주인공 못지않은 따뜻한 이야기 거리들을 쏟아낸다.

본 작품에서 다루었던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리스트의 메피스트 왈츠 제1번, 브람스의 교향곡 제1번 제1악장과 제4악장, 조지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 베토벤의 교향곡 제3번 제1악장과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쇼팽의 즉흥 환상곡등이다.

일개 만화작가가 이렇게 종횡무진으로 고전음악을 섭렵하면서 만화에 대입시켰다는 것은 가히 천재적 발상이 아니면 가능할 수 없을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주는 클래식 비쥬얼 또한 수준급이어서 연기자인지 진짜 연주자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

특히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컨탁터의 연주하는 모습은 일품이다. 앤딩사인후에도 피아노 건반을 폭풍처럼 두드리는 노다메역의 ‘우에노 주리’의 모습이 어른거릴 정도이다. 칸타빌레(Cantabile)라는 말이 ‘노래하듯이’란 말이라면, 오히려 노다메의 피아노 연주는 ‘노래하듯이’가 아니라 ‘두두려 부스듯이’라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의 일탈은 상상 초월할 만큼 비상식적인 일들이 많아서 어안이 벙벙한 때에 노다메는 신선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