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정은 할아버지 때부터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할아버지 는 황해도 신천에서 김익두 목사님을 모시고 교회를 섬기던 장로님이셨습니다. 6.25 전란 중에도 한국의 교회들은 어설픈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워놓고(색종이로 만든 장식품으로 소나무를 감고 솜을 솔잎 위에 올려놓음) 크리스마스를 지켰습니다.

어린 우리들에게 성탄절은 정말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명절이었습니다. 12월 25일 새벽에 교회 식구들(청년, 장년)이 찾아와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불러줄 때는 저는 꼭 일어났습니다. 오전에 드리는 어린이 예배 때, 교회가 주는 과자 봉지가 얼마나 기다려졌든지 ...

점심에 먹는 어머니가 손수 만드신 왕만두 떡국 ... 그리고 저녁에 있는 성탄 프로그램 ... 제가 자란 교회는 아예 극장을 빌렸으며, 어린이 순서들, 성가대 음악, 청년들의 연극은 읍내의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여 보통 이틀 저녁은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26일이 되면 저는 어렸을 때에는 늘 허전함을 느끼면서 크리스마스는 또 온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습니다.

2010년도의 크리스마스! 저에게는 특별한 성탄절입니다. 제가 30년 동안 삶을 쏟았던 타코마 제일 침례교회에서 담임 목사로 지키는 마지막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성탄절 등 교회 특별 예배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헌신적으로 섬긴 분들이 제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주님,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주시옵소서. 주님의 은혜와 평화를 풍성하게 내려 주소서”라고 두 손을 모으고 기도했습니다.

형제는 어떤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지만, 예수께서 주시는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성령 충만을 받을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하나님의 임재와 능력을 체험하고 새해를 맞을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기도한 것에 대한 응답이 있을 것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 태어나시던 날 밤에 있었던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라는(눅2:14) 천사의 노래처럼 형제와 형제의 가정에 금년 성탄절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넘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성탄절은 어린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설레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기쁜 마음으로 찬양하고, 그리고 기쁜 소식을 듣고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를 듬뿍 받을 수 있는 좋은 계절입니다. 기쁜 성탄과 복된 새해를 맞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샬롬! 목양실에서 문창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