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다시 추락했다.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은 성인 6명 중 1명 꼴에 불과했다. 가톨릭과 불교에도 뒤졌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은 15일 오후 서울 청어람에서 ‘2010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대상자 중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은 17.6%에 그쳤다. 기윤실이 2008년부터 한국교회 신뢰도를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2008년에는 18.4%, 2009년에는 19.1%였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절반에 가까운 48.4%로 지난해 33.5%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비기독교인의 경우 8.2%만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2∼3년 전과 비교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30.8%가 ‘더 적게 신뢰하게 됐다’고 답했다. 64.6%는 ‘비슷하다’고 했고, ‘더 많이 신뢰하게 됐다’는 응답은 4.6% 뿐이었다.

종교별로 보면 한국교회는 가톨릭(41.4%), 불교(33.5%)에 이은 세 번째 신뢰도(20.0%)를 나타냈다. 호감도 역시 22.4%로 가톨릭(35.5%)과 불교(32.5%)에 뒤졌다.

한국교회가 신뢰가 낮은 원인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38.8%)가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불일치’를 꼽았다. 지난 해에도 가장 많은 사람들(32.2%)이 이 부분을 지적해 한국교회의 언행불일치는 향후 가장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로 부각됐다. 이어 ‘타종교에 대한 관용’(29.7%), ‘재정 사용의 투명화’(13.0%), ‘사회봉사’(12.3%)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를 주도한 서울대 경제학부 김병연 교수는 “낮은 신뢰도는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고 향후 한국교회 미래도 걱정하게 만든다”며 “한국교회가 교인 수 증가보다 제대로된 기독교인을 양육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