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으로 인한 도시화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고층 아파트 단지다. 한국도 최근 뉴타운으로 대표되는 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곳곳에 세워지며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주거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교회들 역시 또 다른 목회 환경에 직면한 셈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은 지난 2002년 국내 뉴타운 개발 첫 시범지구로 선정돼 현재 1만4천여 세대가 이곳에 밀집해 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최신 고층 아파트를 지어 길음뉴타운은 주변과 구별된, 그야말로 아파트들의 천국이다.
길게 줄지어선 아파트들만큼 눈에 띄는 것이 또한 교회다. 이곳 주변을 제외하고 순수 길음뉴타운 내에 위치한 교회 수는 대략 10여개. 특이한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뉴타운이 막 들어서던 시점, 혹은 그 이후에 교회를 증·신축했다는 것. 규모도 커서 겉으로만 보면 교인수 수천의 웬만한 대형교회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정작 교인수 500여 명이 채 되지 않는 교회들이 대부분이다. 길음뉴타운 뿐 아니다. 인근의 월곡, 미아뉴타운에도 최근 교회 건축을 완료했거나 현재 건축 중에 있는 교회들이 많다.
경제·교육 수준 높은 주민들, 교회 정착률 낮고 여가활동 욕구 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는 ‘아파트’라는 교회 주변 환경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서울 봉천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약 3년 전 새소망교회를 개척한 서만석 목사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면 대번 교회 크기부터 묻는다”며 “아파트엔 높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춘 이들이 살기 때문에 교회도 그 수준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개신교 교세의 쇠퇴와 더불어 교회 이미지 추락에 따른 전도의 어려움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미자립교회 목사는 “예전처럼 교회로 사람을 데려와 설교나 성경 말씀을 듣게 하는 식으론 더 이상 전도가 불가능하다”며 “요즘 사람들이 교회를 선택하는 기준은 교회 유명세와 교회 크기를 비롯해 교회가 갖춘 각종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교회가 겪는 차별대우와도 관계가 있었다. 길음뉴타운 내 S교회 K목사는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이 사업을 주관하는 사람들이 특정 부지 내 종교구역을 미리 정해놓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 수는 많은데 자리는 정해져 있으니 작은 교회는 밀려나고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 교회들만 증축 내지 신축을 통해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그럼 소위 ‘아파트 교회’들은 기존 교회들과 무엇이 다를까. S교회 K목사에 따르면 우선 아파트 교회들은 주민들의 잦은 이동으로 새 교인들의 정착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특성상 전세 입주자가 많고 매입자라도 일정 기간 후 보다 큰 평수로 이사하는 등 한 아파트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목회 프로그램에도 다소 차이가 난다. K목사는 “아파트 지역 주민들이 일반 주택가보다 교육 및 경제적 수준이 더 높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 사이에 문화적 동질감이 상당히 강하다”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행사를 열 때도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민 대부분이 30~40대라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도 커서 교회 문화센터를 통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들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음뉴타운에는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이 지역 내 교회들이 ‘뉴타운 교회협의회’를 조직해 상호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들은 교회끼리의 소모적 경쟁을 피하고 지역 전도 활성화와 교회 이미지 제고를 하기 위해 이 협의회를 만들었다.
협의회 소속 한 목사는 “현재 길음뉴타운 내 인구는 약 4만명 정도로, 이들 중 어림잡아 20%가 이미 교회를 다닌다고 하고 그 밖에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략 2만명 정도가 전도 대상”이라며 “개별 교회가 따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구제와 봉사를 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협의회는 교회들이 힘을 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정기적으로 모여 목회 전반을 나누고 서로가 가진 장점들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뉴타운 조성지는 약 30여 곳. 그 외 아파트 밀집지역까지 포함하면 소위‘아파트 교회’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아파트 교회’가 새로운 교회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은 지난 2002년 국내 뉴타운 개발 첫 시범지구로 선정돼 현재 1만4천여 세대가 이곳에 밀집해 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최신 고층 아파트를 지어 길음뉴타운은 주변과 구별된, 그야말로 아파트들의 천국이다.
길게 줄지어선 아파트들만큼 눈에 띄는 것이 또한 교회다. 이곳 주변을 제외하고 순수 길음뉴타운 내에 위치한 교회 수는 대략 10여개. 특이한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뉴타운이 막 들어서던 시점, 혹은 그 이후에 교회를 증·신축했다는 것. 규모도 커서 겉으로만 보면 교인수 수천의 웬만한 대형교회를 방불케 한다. 그러나 정작 교인수 500여 명이 채 되지 않는 교회들이 대부분이다. 길음뉴타운 뿐 아니다. 인근의 월곡, 미아뉴타운에도 최근 교회 건축을 완료했거나 현재 건축 중에 있는 교회들이 많다.
경제·교육 수준 높은 주민들, 교회 정착률 낮고 여가활동 욕구 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이는 ‘아파트’라는 교회 주변 환경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서울 봉천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 약 3년 전 새소망교회를 개척한 서만석 목사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전도지를 나눠주면 대번 교회 크기부터 묻는다”며 “아파트엔 높은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춘 이들이 살기 때문에 교회도 그 수준에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개신교 교세의 쇠퇴와 더불어 교회 이미지 추락에 따른 전도의 어려움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미자립교회 목사는 “예전처럼 교회로 사람을 데려와 설교나 성경 말씀을 듣게 하는 식으론 더 이상 전도가 불가능하다”며 “요즘 사람들이 교회를 선택하는 기준은 교회 유명세와 교회 크기를 비롯해 교회가 갖춘 각종 시설물”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교회가 겪는 차별대우와도 관계가 있었다. 길음뉴타운 내 S교회 K목사는 “뉴타운 개발 과정에서 이 사업을 주관하는 사람들이 특정 부지 내 종교구역을 미리 정해놓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 수는 많은데 자리는 정해져 있으니 작은 교회는 밀려나고 어느 정도 능력이 되는 교회들만 증축 내지 신축을 통해 살아남는다”고 밝혔다.
▲주변 아파트들과 나란히 서 있어 마치 많은 아파트들 중 하나인 것 같은 교회. 이런 소위 ‘아파트 교회’가 교회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진영 기자 |
그럼 소위 ‘아파트 교회’들은 기존 교회들과 무엇이 다를까. S교회 K목사에 따르면 우선 아파트 교회들은 주민들의 잦은 이동으로 새 교인들의 정착률이 비교적 낮은 편이다. 아파트 주민들의 특성상 전세 입주자가 많고 매입자라도 일정 기간 후 보다 큰 평수로 이사하는 등 한 아파트에 오래 머무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목회 프로그램에도 다소 차이가 난다. K목사는 “아파트 지역 주민들이 일반 주택가보다 교육 및 경제적 수준이 더 높은 것 같다. 무엇보다 이들 사이에 문화적 동질감이 상당히 강하다”며 “지역주민들을 위한 행사를 열 때도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주민 대부분이 30~40대라 여가활동에 대한 욕구도 커서 교회 문화센터를 통한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들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길음뉴타운에는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이 지역 내 교회들이 ‘뉴타운 교회협의회’를 조직해 상호 간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들은 교회끼리의 소모적 경쟁을 피하고 지역 전도 활성화와 교회 이미지 제고를 하기 위해 이 협의회를 만들었다.
협의회 소속 한 목사는 “현재 길음뉴타운 내 인구는 약 4만명 정도로, 이들 중 어림잡아 20%가 이미 교회를 다닌다고 하고 그 밖에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략 2만명 정도가 전도 대상”이라며 “개별 교회가 따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구제와 봉사를 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협의회는 교회들이 힘을 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정기적으로 모여 목회 전반을 나누고 서로가 가진 장점들도 공유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뉴타운 조성지는 약 30여 곳. 그 외 아파트 밀집지역까지 포함하면 소위‘아파트 교회’는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아파트 교회’가 새로운 교회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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