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성결대학교 신학과 김영관 교수의 논문은 세계복음연맹(WEA)이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복음주의 신학 리뷰’(Evangelical Review of Theology)에 게재됐다. 이 학술지는 WEA가 영국 옥스퍼드대, 호주 멜버른대, 미국 하버드대와 협력해 분기별로 펴내는 세계적인 신학 학술지로 당시 김 교수의 논문 게재는 한국 신학계에 큰 화제를 불러을으킨 바 있다.

여전히 세계 신학의 중심이 미국과 유럽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신학을 세계에 알리고 신학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는 한국 신학자들이 간과할 수 없는 영역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김 교수와 같이 국제 학술지에 소개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국내 신학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작년 한해 국내 주요 신학대학이 대학정보공시를 통해 발표한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실적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학교에서 교수들의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는 미미했다.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다섯 건이 가장 많았다.

전임교원 1인당 국제 학술지 게재 논문 수를 보면, 조사 대상인 서울 시내 주요 신학대학 네 곳 중 세 곳이 0개 였고 한 곳이 0.1개였다. 일반 4년제 대학교에서 이 수가 0.6~0.8개인 것을 감안하면 현저한 차이다. 이들 신학대학은 모두 국내 대교단 산하에 있는 것으로 국내 신학대학 중 가장 교육 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신학대학 연구지원실 관계자는 “일반대학의 경우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비율이 높은 이·공계 학과가 포함돼 있으니 자연히 국제 논문 게재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신학대학의 경우 국내 학술지에 비해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학교에서도 국제 학술지에 게재될 논문이라고 하면 더 많은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신청자는 극히 드물다”고 했다.

그는 또 “국제 학술지에 실리는 논문은 적지만 국제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는 국내 논문 수는 상당히 많은 걸로 안다”며 “전세계 신학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국제 학술지인만큼 논문 게재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신학대학 교수는 “이·공계 등에는 SCI급처럼 국제적으로 공인된 학술지가 많지만 신학계통은 그렇지 않다”며 “그러나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성서학이나 신약학 쪽엔 저명한 국제 학술지가 많다. 그럼에도 까다로운 검증 시스템과 눈문 게재에 대한 유인 부족으로 실제 실리는 국내 논문은 적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학대학 교수는 “한국신학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적 흐름을 읽는 등 세계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국내 신학자들이 국제 학술지에 적극적으로 논문을 게재 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자발적으로 한국신학을 알리려는 시도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대부분이 신학적 관심을 국내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신학대학의 국내 학술지 논문 게재 수는 일반 4년제대학들과도 별반 차이가 없없다. 더불어 국제 학술지라도 그것이 국내 연구재단 등에 동시에 등재된 학술지일 경우 교수들이 그것을 국내 학술지 논문 게재로 평가받길 원한다고 한 신학대 관계자는 전했다.

한 신학대 교수는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는 점점 커질 것”이라며 “한국기독교학회에서도 한국 신학의 세계화를 위해 매년 두 차례 영어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다. 국제적 학술대회 또한 해가 갈수록 많이 개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