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별행복지수’라는 조사자료를 보면, 한국은 178개국 중에 102위, 아시아24개국 중에서는 21등 이다. 우리들이 사는 형편에 비해 현실에 별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조사에서 1위한 ‘바누아투’는 영국과 프랑스 식민지였다가 1980년에 독립한 인구 20만명의 작은 섬나라다. 우리는 이 나라 사람들보다 몇십 배는 더 잘 살지만 삶의 만족도는 반대로 많이 떨어진다.

다른 조사에선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는데, 이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의 100분의 1정도인 200달러에 불과하고, 문맹률은 90%, 국토80%가 홍수로 고생하고 교육의료시설도 매우 부족하다. 그런데도 자기들이 제일 행복하다고 느끼며 사는 걸 보면 행복은 많이 배우고 많이 갖고 그런 걸로 결정되는 건 아닌 듯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지고 성공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의 교훈집인 탈무드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는 말이 있다. 감사하며 살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가지고 누리며 살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만족도가 떨어져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사는 물질적 혜택은 과거에는 왕이나 귀족들에게나 가능했을 정도다.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감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욕심, 비교의식, 염려때문이라고 한다. 많이 가져도 욕심 때문에 만족함을 느끼지 못하니 감사할 마음도 안 생긴다. 집도 있고 차도 있지만 더 좋은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속이 상하고 불평이 생긴다. 이런 태도는 남보다 더 좋은 집이나 차를 갖게 될 때까지는 감사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과 같다.

닥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느라 감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의 말에 따르면, 염려의 40%는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걱정, 22%는 안해도 되는 걱정, 4%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 단지 4%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에 대한 걱정이라고 한다. 대부분 쓸데 없는 걱정이다.

인생이 무상하다고 느끼면 불교인, 인생의 도리를 논하면 유교인,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진짜 기독교인이라는데 감사하며 살자. 찬찬히 생각해보면 감사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믿음의 선물을 받은 것, 어떤 질병이나 재난없이 평안하게 살아가는 것,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주시는 것, 주님을 섬기며 살 수 있는 것. 등. 모두 감사한 일이다.

독일 어느 암병원에 혀에 암이 생겨 입원한 환자가 있었다. 의사가 수술하기 직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보라고 권했다. 혀에 생긴 암을 수술하고 나면 이 환자는 말을 할 수 없게 될 수 있었다. 자기 입으로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 환자는 한 참을 생각하다가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한 마디를 남겼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감사할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