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에 의해 촉발됐던 가수 타블로(본명 이선웅)의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한 논란이 지난 8일 종료됐다.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것이 사실이라고 발표했다. 3년이 넘도록 계속 되는 공방 속에 타블로와 그 가족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됐다. 온라인을 통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방이 계속됐고, 의혹과 진실을 사이에 두고 상방 간에 고소, 고발이 오갔다.

본국에서 크게 이슈가 된 이번 사건의 발단은 2007년 시카고에 거주하는 김 모 씨의 악성 댓글로 시작됐다. 타블로를 비난했던 한 명으로 인해 본국에서는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상진세(상식이 진리인 세상) 등의 카페가 만들어졌다. 여기에는 20만 명이 넘는 회원들이 가입해 타블로의 학력 의혹에 관심을 보이거나 비난에 동조했다. 실로 ‘브라질에서의 한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에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를 능가할 만한 인터넷의 위력이었다.

‘우선 터뜨리고, 아님 말고’란 한국인들의 경솔한 태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의사를 신중하게 표현하거나, 당사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일은 많지 않다. 더구나 익명으로 타인을 험담하거나 공격할 수 있는 온라인 악성 댓글은 너무도 가볍게 여긴다. ‘작성자가 내 이름이 아니면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발상으로 손 끝에 날카로운 칼을 달고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는 자신의 고유 IP를 갖게 되는데, 이것은 자신의 위치를 알려준다. 자신이 사용하는 아이디는 보안 전문가에 의해 신원조회까지 가능하다. 피해자는 경찰에 신원 조회를 요구할 수 있고, 이번 사건처럼 고소, 고발도 가능하다. 남을 향해 쉽게 던진 칼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격이다. 타블로를 향해 끊임없는 비난을 일삼던 김 모 씨는 현재 타블로에게 공개 사과하고 고소 취하를 요청한 상태다. 그 외에도 ‘본국과 미주에서 활동을 같이 한 사람들은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악성 댓글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은 타블로가 처음이 아니다. 자살한 연예인들의 다수가 악플러들의 온라인 공격에 살 소망을 내려놓았다. 인터넷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정보는 누군가를 살리는 정보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를 죽이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온라인 상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무자비한 비난과 폭언은 사라져야 한다. 미주 한인들의 성숙한 네티즌 문화 형성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