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모스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뉴욕 이맘이 반대자들을 향해 “그라운드 제로는 신성한 곳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모스크 건립안 반대자들은 그라운드 제로가 9.11 테러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들을 위해 보존되어야 할 신성한 장소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런 곳에 모스크가 세워지는 것은 이슬람 극단주의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란 점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뉴욕 이맘 페이잘 압둘 라우프는 14일(현지 시각)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서 “모스크가 들어설 부지를 신성한 장소라고 하는 것은 솔직하지 못한 주장”이라며 “스트립쇼 극장, 도박장 등이 들어서 있는 이 곳을 신성하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을 비롯한 미국민이 싸워야 할 것은 무슬림이 아니라 종교적 극단주의자라고 강조하며, 모스크 건립안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관련,“극단주의자들이 담론과 미디어를 장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스크가 종교적 관용의 상징이 되어 미국이 이슬람과 전쟁 중이라는 극단주의자들의 주장과 인식을 불식시켜줄 것이라고 모스크 건립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라우프의 주장과는 달리, 모스크 건립 반대자들 대부분은 일부 극우주의자들을 제외하고는 이슬람 자체에 반대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라운드 제로 인근이라는 장소가 갖는 의미에 중요성을 두기 때문임을 최근 여론 조사들은 보여주고 있다.

최근 뉴욕 타임즈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뉴욕 시민 3명 중 2명은 모스크가 현 건립 예정지보다 그라운드 제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지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답한 이들 중 62%는 모스크를 세울 무슬림의 권리가 있으므로 건립안에 찬성한다면서도 되도록이면 다른 장소를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었다.

한편 논란이 심화되면서 데이빗 패터슨 뉴욕 주지사를 비롯한 시 당국자들이 모스크 부지 이전과 관련해 여러 제안을 내놓은 상태이지만, 라우프는 이에 대해서 고려해 보고 있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