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12일 주일예배 주보에 게재한 글을 통해 소천한 고(故) 옥한흠 원로목사를 다시금 회고했다. 오 목사는 이 글에서 “목사님의 삶을 어떤 각도로 재든지 그 공통된 단어는 복음일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복음으로 한 생애 전부를 드렸던 옥 목사님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9일까지를 고인의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다음은 그의 글 전문.

옥 목사님의 천국환송예배를 드린 후, 지난 한 주간은 목사님의 삶을 다시 돌아보면서 되새김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목사님에 대한 그리움 속에서도 생각의 밑바닥에서부터 공명을 일으키며 가슴을 가득 채우는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옥 목사님의 심중에 가장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마지막으로 강단에 올라 말씀을 전하셨으면 무엇을 가장 외치고 싶어 하셨을까? 목사님의 생애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 많은 생각들이 스쳐가는 중에 단연 ‘복음’ ‘진정한 복음주의자’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기둥처럼 떠올랐습니다.

▲지난 6일 故 옥한흠 목사 천국환송예배에서 운구행렬을 인도하는 오정현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목사님의 삶을 어떤 각도로 재든지 그 공통된 단어는 ‘복음’일 것입니다. 목사님의 사역은 복음으로 시작되고 마쳐진 생애였습니다. 목사님의 제자훈련 강의를 들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광인론’은 복음을 통해 제자훈련에 미쳤던 목사님의 삶 자체를 보여준 것입니다. 옥 목사님은 평생 복음의 매력에 빠져 그 복음을 심고 뿌리를 내리게 하며, 열매를 맺게 하는 일에 자신의 전부를 쏟았던 분이었습니다. 옥 목사님의 일생은 ‘복음’이라는 단어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목사님 사역의 분수령이었던 로마서강해 시리즈. 그 서두인 ‘로마교회는 복음을 다시 들어야 했다’를 읽었고, 또한 지난 2002년 10월 초 강단에서 선포하셨던 ‘복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를 다시 들었습니다. 그 설교에는 “저는 오직 교회만이, 오직 복음만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의심해 본 일이 없습니다”라는 펄펄 끓는 복음의 열정을 쏟아낸 사자후가 있었습니다. 옥 목사님을 진정한 복음주의자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처럼 복음만이 교회가 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믿고 한결같은 삶을 사셨기 때문입니다. 옥 목사님은 복음을 세상을 바꾸는데 올인 하셨습니다. 진정한 복음에는 죽음을 생명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변화와 창조, 갱신의 포자(胞子)가 가득합니다. 복음의 능력은 파편적이거나 본리적인 것이 아니라 전인적이며 통합적으로 거듭나게 하는 통전성에 있습니다. 복음으로 일치와 갱신을 이루는 이것이 옥 목사님이 그렇게 소원하셨던 교회와 개인의 세속화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이제 우리는 복음으로 한 생애 전부를 드렸던 옥 목사님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복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복음으로 우리가 바로 서면 세상이 바뀝니다. 진짜 예수를 만난 변화를 우리가 세상에 보여줄 수만 있다면 세상은 바뀝니다. 한 사람을 통해 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 바로 이것이 복음입니다.” 진정한 복음주의자인 옥 목사님을 기리는 것은 “복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목사님의 외침에 온몸으로 반응하는 거룩한 다짐이요, 복음의 경주자로서 우리가 모두가 감당해야 할 감사와 기쁨의 도전일 것입니다.

옥 목사님의 소전 소식을 듣고 지난 열흘 동안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많은 분들이 슬픔을 함께 하며 서로 간 위로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큰 슬픔을 안으신 사모님과 유가족에게 하나님의 크신 위로의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장례의 모든 절차 가운데 성령 안에서 영적으로 똘똘 뭉쳐 묵묵히 수고하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주후 2010년 9월 12일 사랑과 감사로 오정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