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를 한 주간 다녀왔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남미 3개국에서 모인 청년 대학부 리더들과 남미 코스타를 섬기는 리더들이 모여서 리더십 써밋으로 모였습니다. 3일에 걸쳐서 집중적인 리더십 훈련을 인도했습니다. 주말에는 현지 교회를 섬기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남미에서도 브라질과 달리 아르헨티나는 독특한 문화를 가진 나라입니다. 한 때 세계에서 7대 또는 10대 부강한 나라에 꼽히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부귀 영화가 지나고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한 때 세계 3대 미항, 세계 3대 오페라 하우스 등등 유럽의 고급 문화를 선도하는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가 되어 과거의 영화를 누리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전통 유럽 귀족처럼 살던 생활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나라입니다. 아르헨티나 어디를 가든지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궁색함이 같이 드러납니다.

집회 주최 측에서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복판, 의사당 앞에 현대식 호텔을 잡아 주었습니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광장에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전세계에 20여개 남은 오리지날 중에 하나입니다. 의사당 앞에 있는 공원 답지 않게 허름한 시민 공원이지만 그 한 복판에는 최고의 조각 작품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오래 계셨던 남침례교 국제선교부 선교사님과 저녁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호텔 근처로 이동해서 식사할 곳을 찾았습니다. 외국인이 현지 식당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의사당을 마주 보고 있는 건물의 코너에 자리 잡은 식당을 골라 들어갔습니다. 여러 해 아르헨티나에 계셨던 선교사이지만 함께 메뉴를 공부하면서 주문을 하는데 3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음식을 골라 놓고도 잘 골랐는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옆에서 돕던 웨이터는 50대 중반이 되어 보였습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으려면 제대로 격식을 다 갖추어 테이블을 차리는 데도 손님 일인당 얼마씩 받는 나라입니다. 주문을 다 받은 웨이터는 테이블에 자주색 상보를 덮고 그 위에 노란색 러너를 덮어서 모양을 냈습니다. 손놀림이 빨랐습니다. 접시를 네 사람 앞에 하나씩 내려놓고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내심 깜짝 놀랐습니다. 무척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제 자리에 접시와 실버 웨어를 내려놓는데 테이블에 부딪치는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빠르게 서빙을 하다 보면 마치 던지는 듯해서 손님이 기분 나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웨이터는 빠르면서도 전혀 소리가 나지 않게 내려놓는 것이었습니다.

같이 식사하던 선교사님에게 오래 만에 초 왕 고수 웨이터를 만났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묻기에 50대 중반이 된 웨이터가 저 정도로 신속하면서도 소리를 내지 않고 테이블 세팅을 하려면 수 십년 갈고 닦은 솜씨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선교사님이 직접 포크, 나이프, 접시를 들어서 테이블에 내려놓아 보십니다. 툭 툭 소리가 납니다. 그때서야 그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으신 것 같았습니다. 웨이터가 초 고수인 것을 보니까 식당이 허름해도 맛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날 먹은 저젹 식사가 부에노스 식당에서 먹은 것 중 최고로 맛있었습니다.

작은 일, 낮은 일, 보잘 것 없는 일에서 고수를 보고 싶습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에 고수가 된다면 크고 위대한 일에도 고수가 됩니다. 작은 일에 충성된 종에게 큰 일을 맡기는 것이 하나님 나리의 법칙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