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교회는 단기선교를 많이 보내고 있다. 청년들이 선교자금을 모아 한 지역을 선정해 그곳의 선교사들과 접촉해서 선교여행을 떠난다. 단기선교를 떠나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선교지는 대체적으로 고생을 많이 하는 오지이다. 고생을 많이 할수록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도시문명과 동떨어진 곳을 선호하는 이유가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가기 원하는 호기심 때문일 것이다.

단기선교는 긍정적 면과 부정적 면이 공존하고 있다. 긍정적 면이라고 하면 먼저, 단기선교를 가는 당사자들에게 있다고 본다. 저들이 선교지를 방문해 얻어지는 이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우선 선교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선교사로 헌신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준다. 초문화권의 경험이 없는 우리로서는 그런 경험 자체가 큰 소득이다. 가난한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나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 경험은 하나 버릴 것 없는 귀한 체험들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선교 현장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나 봉사나 공연 등을 통해 기독교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선교사들의 사역에 힘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부정적 면은 단기 선교사 얼마나 선교사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성육신적 선교란 말은 장기간 삶을 같이하는 것으로 저들에게 변화를 시도하는 선교이다. 그런데 단기간에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언어도 문제이다. 단기선교사들이 행동을 잘 하지 않으면 현지 선교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단기선교의 효과성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는다. 경비를 쓰는 것에 비해 효과가 너무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면도 있지만 긍정적 면을 더 많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단기선교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싶다.

첫째로,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이루어지는 사역이기에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그램의 준비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기도로 무장하고, 훈련을 통해 단기선교사들이 충분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면 현장선교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준비는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매주 한 번씩 모여 기도회와 함께 선교의 기본 원리를 배울 수 있다면 준비 기간 동안에도 또 다른 은혜를 경험하게 되고, 헌신과 팀 구성의 공감대를 형성할 좋은 시간이 될 수 있다. 또 이 기간 동안 선교교육을 받을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팀으로서 서로 조율하고 팀의 원리를 습득하는 훈련은 모든 사역에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다. 이러한 충분한 교육과 기도로 무장한다면 선교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만반의 준비를 갖춘 단기선교 팀은 사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틀림없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전문 기술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기술들을 저들에게 전수해 주고 오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데, 우선 팀원들이 가진 재능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대부분 엔터테인먼트식의 순서를 가지고 와서 공연을 하고 간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잠시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간 기억으로 남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의료, 건축, 컴퓨터 교육 등 실질적으로 현장에 필요한 일을 해주고 간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구현하게 되고 기억에도 오래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가 칠레를 방문해 그곳의 YWAM 센터에 있는 한 스태프의 집에 머문 일이 있었다.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지은 그 집은 10년 전 벨기에에서 온 단기선교 팀에 의해 지어졌다고 했다. 매년 새로운 집이 한 채씩 그 컴플렉스에 생기는데, 대부분 목공 기술을 가진 단기팀들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 집은 현장의 필요를 잘 채워 준 예라고 할 수 있었다. 얼마나 귀한 일을 해주고 있는가?

셋째로, 너무 많은 일을 하기보다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하게 해놓고 오라는 것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없고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하게 해주고 올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다고 본다.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현장의 선교사와 사전에 충분히 의논하고 조언받아야 할 것이다. 먼저 현장의 필요를 찾고 그 분야에 도울 수 있는 단기선교사들을 찾아야 한다. 늘 단기선교사는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만족만 채우고 오는 꼴이 된다.

넷째로, 내가 무엇을 준다기보다 배운다는 자세로 단기선교에 임하는 것이다. 겸손의 태도는 단기선교사들에게 필수적인 자세이어야 하는데, 초문화권 사역이 단시일에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주고자 하는 생각을 피해야 한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무엇을 주기란 쉽지않다. 단기선교사들이 큰 공을 세우러 온 사람들처럼 행동하면 서로 실망할 수 있다. 그러므로 대원들은 단기선교의 기회를 통해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다. 그 일을 통해 내가 영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