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와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 샤바브가 9일(현지 시각) 현지에서 활동 중인 3개 국제구호단체들에 철수를 명령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해당 단체들은 월드비전과 디아코니아, 그리고 제7일안식일예수재림교가 운영하는 ADRA로, 모두 알 샤바브의 장악 지역인 남부 소말리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 월드비전 사무소는 무장요원들에 의해 점거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알 샤바브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로 통치되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이슬람 강경주의 무장단체로, 반기독교·반미·반서구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자주 기독교인들에 대한 납치, 살해와 외국 단체들에 대한 테러를 자행해 왔다.

알 샤바브는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들 3개 구호단체들이 “인도적인 구호를 위장해 선교사로 활동하면서 소말리아 무슬림들의 순수한 믿음을 오염시키기 위해 부패한 이념들을 전파해 왔다”고 주장했다. 철수 요구를 따르지 않을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월드비전 소말리아 지부 아만다 코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월드비전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돕고 있다. 그러나 월드비전의 정책은 구호에 임함에 있어서 선교 활동을 배제하고 있다”고 알 샤바브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현재 무장요원들이 점거한 월드비전 사무소는 소말리아 남부 두알레, 바이도아, 와지드에 위치한 3개 사무소들이라고 코크 대변인은 확인했다. 월드비전은 현지 구호요원들에게 집에 머무르며 당분간 외출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린 상태다.

한편, 디아코니아와 ADRA 역시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됐으나 선교 활동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이번 철수 요구는 아프간에서 의료구호단체 국제지원단(IAM) 소속 요원 10명이 무장괴한들에 의해 살해된지 단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탈레반은 이 사건의 주범이 자신들임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 전문가들은 무장세력들이 상호 연계되어 있으며 그 활동 반경과 조직이 점차 국제적인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위험 지역에서 활동 중인 구호단체들의 경우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위협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로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