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처음 내원했을 때에는 필자를 붙들고‘통증만 없어지면 살겠어요’라는 하소연이 많다. 고통에 시달렸기에 아마도 본능적으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일 것이다.

오십견은 여러가지 원인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 달라지는데, 이번 여름과 같이 비가 많이 오거나, 습이 많은 계절엔 더욱 통증이 악화되어, 이 증상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어느 때 보다 더욱 고통에 휩싸이게 된다.

습은 비가 올 때의 습기 같은 것으로 무겁고 혼탁하며 오래 끄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습이 몸에 있게 도면, 기운이 통하지 못하고 몸이 무거우며 쉽게 눕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습기가 많은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일수록 습이 원인이 되어 오십견이 발병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습성 오십견에 걸릴 수 있다. 이러한 습성 오십견의 증상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쑤시고 저리는 통증이 온다. 평소 늘 몸이 무겁고 틈만 나면 눕기 좋아하며 팔이 무겁고 힘이 없으며 저리다.

오랫동안 테니스를 즐겼다는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오십견이 발병한 후로 비가 올 것 같으면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무겁고 비가 쏟아지는 동안에는 어깨와 팔에 통증이 더욱 심해져서 참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깨와 팔이 무겁게 내려 앉으면서 저릿저릿하던 증상이 나중에는 쑤시면서 저려왔다고 했다. 이런 증상은 특히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에 더욱 심해졌지 때문에 나중에는 자신의 통증으로 기상예보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녀는 습성 오십견이었다.

오십견이 시작되었을 때 처음에는 뒤로 돌려 올리는 동작이 안되더니 나중에는 아예 허리띠 부분까지도 올라가지도 않았다. 게다가 옆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은 90도 정도 올라가는데 그쳤다. 본 한의원에 내원했을 때에는 앞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 120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좋아하던 테니스를 즐길 수 없는 것은 물론 밤이면 통증으로 꼬박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아졌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몸에 쌓인 습을 제거하면서 어혈을 움직이는 치료를 했다. 첫날 침 치료를 받고 한의원을 나가면서 쉽게 돌아가는 어깨 관절운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놀라워했다.

다시 말하지만, 오십견의 통증의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앓아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외상도 없이 통증만 심하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그 통증을 공감하지 못하고 심지어 꾀병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오십견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어떻게 그 통증을 참았느냐고 물으면 그 자리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