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10명의 국제 구호단체 요원들이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탈레반이 이는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아프간 북부 바다크샨 주 쿠란 와 민잔 지역에서는 지난 6일(이후 현지 시각) 미국인 6명, 독일인 1명, 영국인 1명을 포함한 외국인 8명과 아프간인 2명까지 총 10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들은 아프간에서 의료 구호활동을 펼쳐 온 국제자선단체(IAM)의 의료진인 것으로 해당 단체는 확인했다.

이들은 최근 쿠란 와 민잔 지역의 요청으로 이 곳에서 안과 진료를 마치고 본부가 있는 카불로 귀환하던 중이었다고 IAM측은 밝혔다.

7일 현지 경찰 당국이 이번 사건을 무장괴한들에 의한 소행인 것으로 결론지은 가운데, 탈레반이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은 자신들임을 밝히고 나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자신들이 이번 사건의 주범임을 자처하면서 “외국인 선교사들이 성경책과 위성추적 장치, 지도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기독교 선교 활동과 미국의 첩자 활동을 벌였기 때문에 이들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IAM측은 “탈레반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우리 단체는 선교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탈레반의 주장을 부인했다. 피살된 이들 중 한 명인 캐런 우(영국) 씨의 가족들도 “그녀의 동기는 인도주의적인 것이었으며 종교적이거나 정치적 목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IAM는 1966년부터 아프간에서 활동해 온 현지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주의 구호단체다.

한편 IAM은 이번 사건이 현지 구호활동에 있어 보안 정책에는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철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희생자들의 시신은 카불로 이송됐으며 아프간 당국과 미국과 독일, 영국 대표들로 구성된 합동 조사단의 조사가 시작된 상황이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이 탈레반의 소행이라는 데 사실상 무게를 두고 이를 “비열하고 무자비한 폭력 행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