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교회가 극단적인 반이슬람 집회 계획을 밝혀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복음주의 연합체인 전미복음주의협회(NAE)가 집회의 취소를 해당 교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플로리다 주 게인스빌에 소재한 무교단주의 교회인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는 최근 ‘인터내셔널 번 어 코란 데이(International Burn A Quran Day)’를 오는 9.11 테러 9주년 기념일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행사 이름 그대로 이날 코란을 태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교회 측은 이는 9.11 테러 기념일을 맞아 이슬람의 위험을 미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리 존스 담임목사는 “이슬람은 자신들을 평화의 종교라고 소개하고 있고, 지금 미국 사회에는 이슬람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이 같은 일을 계획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에 의해 일제히 보도된 이 계획은 무슬림들뿐 아니라 일반 미국민들로부터도 과격하고 맹목적인 이슬람포비아라는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NAE는 우려를 표하고 교회 측에 행사 취소를 권고했다.

리스 앤더스 NAE 회장은 성명을 통해서 “행사는 무슬림들에 대한 결례가 될 수 있으며 세계적인 기독교-이슬람 간 관계의 긴장이나 갈등을 과장해서 보여 주는 것밖에는 안된다”고 평했다.

또한 9.11 테러 기념일에 코란을 태우는 퍼포먼스는 “보복심에 근거를 둔 것으로 비친다”며 “성경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를 대할 때와 모든 사람을 대할 때 선을 따르라고 가르친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는 이전에도 이슬람 또는 동성애 등 비성경적 사회 현상들과 관련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반대 캠페인들을 펼쳐 자주 물의를 일으켜 왔다.

1996년에 채택된 NAE 종교 박해 결의안은 “자신의 신앙의 권리를 보호받고 존중받기 위해서는 다른 신앙을 가진 이들의 권리 역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앤더슨 회장은 이 점을 지적하며,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성경을 태우는 행위가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모독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처럼 무슬림들에게도 코란을 태우는 행위가 똑같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9.11 테러를 기념하며 할 수 있는 최고의 행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 두 종교 간 갈등을 해결하자는 취지의 것이 될 것”이라고 앤더슨 회장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