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 루터교인을 대표하는 루터교세계연맹(LWF)의 신임 회장 무닙 유난 주교가 조국인 팔레스타인에 남아 있는 교인들이 “신앙을 잃지 말고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기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뒤 전한 첫 연설에서 그는 “기독교인이 살지 않는 성지(Holy Land·팔레스타인을 일컫는 말)를 상상할 수가 있겠는가”라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중동을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이 있음을 일깨웠다.

그 역할이 “성과 인종, 민족, 종교, 정파를 떠나서 모든 인간을 섬기는 것”이라고 밝힌 그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종교적 증오들에 맞서 싸우고, 정의와 평화, 화해를 위해 헌신하자”고 촉구했다.

유난 주교는 요르단팔레스타인복음주의루터교회(ELCJHL)와 중동복음주의교회협의회(FMEEC) 회장으로 섬기는 것 이외에도, 이스라엘 유대교 지도자들과 중동 지역 이슬람 지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종교 간 대화를 이끌어 왔다.

한편 유난 주교는 팔레스타인 교회가 이스라엘과의 영토 분쟁 등 복잡한 정치적 갈등과, 종교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 아래서도 2천 년을 넘게 이 땅에서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우리 가운데 지녔기 때문”이라고 증거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의 형제 자매들을 향해서도“우리는 주권을 가져 본 적도, 다수가 된 적도 없으며, 많은 영토와 권력, 재력과 영향력을 가져본 적도 없지만 살아남았다”며 “중동을 위한 정의의 중개자, 평화의 도구, 화해의 사자, 인권의 수호자, 사랑의 사도들이 되자”고 강조했다.

현재 팔레스타인의 교인 수는 중동 기독교 인구 전체 가운데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구역인 웨스트뱅크와 가자 지구에서 정치적·종교적 분쟁으로 인한 교인들의 피해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특히 이슬람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집권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서 종교적 탄압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교인들이 인근 지역으로의 이주를 감행함에 따라서 이 지역 기독교 인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