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중국의 쓰촨성 지진으로 8만명이 죽었고 수많은 부상자와 피해자가 속출하여 세계를 안타깝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마침 그 때, 중국 북경의 신학교를 방문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선교 대회 참석차 한국에 머무르고 있었지요. 이제 내일이면 공항으로 가려는 순간, 중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데리고 쓰촨성에 가보아야겠다는 현지 선교사님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그리하여 북경 방문 계획을 취소하였는데, 얼마 후, 쓰촨성에 갈보리 신학원 분교가 세워졌다는 소식이 들려져, 감사한 마음으로 성도님들과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분교가 어느새 첫 번째 졸업생을 배출하였다는 흐믓한 소식을 지난 주간 듣게 되었습니다. 쓰촨성 분교, 한 무명의 교사가 보내신 감동 수기를 발췌 요약하여 소개합니다.

“성령의 역사는 마치 새 가정을 열어 가는 것과 같다. 아무 것도 없는데서부터 이루어 가는 기쁨, 그것이 생명의 역사가 아닌가 싶다. 비둘기를 사육하던 농가를 빌려 개학했던 이곳 학교의 초창기도 그러했다. 학생도 교사도 환경도 어떤 될 만한 조건이 없었지만, 오직 성령은 넘치게 역사하고 계셨다. 위로부터 오는 분명한 확신과 우리안의 열정과 하나 된 사랑이 창조의 역사를 만들어 내었다. 광야 학교의 전통답게 먼지투성이의 빈 교실을 수리하며 학교가 시작되었다. 장기 체류하는 교사가 없어서 학생들 자체로 운영과 훈련이 시작되었는데 매 저녁마다 말씀을 묵상하고 엎드려 부르짖는 영성훈련이 이루어져 갔다. 보이지 않는 성령은 눈에 보이는 학생들의 변화로 그 역사를 증거해 주었다.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던 주위의 동역자들과 교회들이 감동하며 협력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2학년 첫 학기에 들면서 목회실습에 들어갔다.

목회는커녕 설교를 해본 경험도 없는 학생들에게 그저 삶의 간증을 나누라고 권하며 축복해주고 보낸 그 날 저녁, 학생들은 희열에 넘쳐서 돌아 왔다. 성령께서 저들의 순수한 마음과 고백을 통하여 역사하셨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 젊은 전도자들은 새로운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며 쓰촨성의 소망이 되었다. 먼저 이들을 통하여 주일학교가 시작되었다. 아이들답게 예배드리고 뛰놀 공간도 교사도 없었던 이곳에 주일학교가 열린 이후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죽어가는 차가운 이 도시에 매화꽃이 피어나고 새가 날아오는 듯한 봄날의 역사를 만들어 내었다. 주일학교 자료라는 것이 따로 있을 수가 없다. 크레용과 도화지를 사서 열심히 그리고 만들고, 아이들과 함께 열심히 같이 뛰어노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길은 보이는 조건을 넘어서서 어린 영혼들에게는 기쁨을 부모들에게는 큰 소망을 가져다주었다.

또 다른 봄날의 소망이 청년들 가운데 일어났다. 청년 집회가 생기며, 생기 잃은 청년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부슬비가 내리고 교회의 차편도 없고 다른 집회와 중복이 되어 집회를 취소하기로 했던 어느 날, 감동적인 일이 일어났다. 대부분 평소에 보이지 않던 청년들이 강당을 가득 채운 채 교사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광야를 걷는 이스라엘과 같다. 안정된 교실도, 안전의 보장도 없다. 아직도 여전히 소리를 죽이고 찬송해야 하고, 조용히 공부해야 하지만, 사도행전의 역사가 그대로 이루어지는 현장이다. 여전히 지속되는 광야의 여정, 그러나 그 가운데 여호수아와 갈렙같은 젊은 종들이 자라고 있다. 당신이 선택하신 당신의 일꾼들을 당신의 제자로 만들어 가시는 그 현장에는 주님이 분명히 함께 하고 계신다. 일체를 새롭게 창조해 가시는 성령의 역사 속에서. 그 분이 이루시는 놀라운 일에 그저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드릴 뿐이다. “

지진의 잿더미 속에서 피어나는 이 아름다운 생명의 역사에 저 또한 아낌없는 갈채를 우리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나아가 지진의 잿더미를 마다하지 않고 쓰촨성으로 내려가 성령의 역사를 일으키는데 쓰임받고 있는 갈보리 신학원 쓰촨성 분교 담당자들에게도 아낌없는 갈채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