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자선 축구경기에 이영표 선수가 큰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이영표 선수는 OSEN에 따르면 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자 현 안산할렐루야 단장인 ‘기도 세리머니’의 원조 이영무 목사와 자선 축구경기 개최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영표 선수는 8강 진출이 좌절된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임무에 돌입했다.

그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섭외’였다. 월드컵이 막 끝나 지쳐있는 선수들을 다시 운동장으로 끌어내야 했다. 하지만 선수들을 흔쾌히 이영표 선수의 부탁을 들어줬다고 한다. 홍명보 장학재단과 매년 크리스마스에 함께하는 ‘자선 축구경기’의 학습효과 때문이었다.

실제로 국가대표 수비수인 조용형 선수(27)는 “소외받고 있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우리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취지가 좋아 피곤하지만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영무 단장은 경기에 필요한 각종 제반 업무를 앞장서 맡았고, 안산지역 기독교계도 힘을 보탰다. 실제로 이날 많은 안산지역 크리스천들은 자원봉사에 나서는 한편, 자선 경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관중동원’에 앞장섰다. 홍성사 등 크리스천 기업들도 협찬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는 이영표 선수 외에도 기성용, 김동진, 박주영 등 크리스천 대표선수들이 함께했고, 최고 스타인 박지성 선수는 타박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지자 ‘일일 감독’ 데뷔전을 치뤄 즐거움을 선사했다. 월드컵 스타로 급부상한 ‘차미네이터’ 차두리 선수는 팀 이적 문제로 아쉽게 불참했지만, 박주영 선수는 골을 넣고 박지성 ‘감독’과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이영표 선수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방인으로서 소외당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며 “그런 아쉬운 마음들을 잘 알고 있어 많은 선수들이 경기 취지에 공감했고, 이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말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자선 경기에 함께한 강수일(인천) 선수처럼 언젠가는 피부색이 다르더라도 한국 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배타적인 마음을 버리고 서로 사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고, 다문화가정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자선 경기 전날 영화 <맨발의 꿈>에 출연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선수들을 위해 후원금을 쾌척하는 등 선행에도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