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5일부터 16일까지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린 미남침례회(SBC) 총회에 특별회원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 침례신학대학교 도한호 총장이 21일 시카고를 방문해 침신대 동문들을 만나 격려하고 학교 및 한국 침례교단의 근황을 전했다.

도 총장은 “침신대는 기존의 대학, 대학원과 함께 6개 부설 교육기관이 더 확장되며 4천명 가족을 가진 거대한 공동체로 성장했다”면서 “교육의 지평도 중국, 캄보디아, 미국 등의 다양한 유학생을 유치할 정도로 넓어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미주 한인 목회자 가운데 5백명 가량이 침신대 출신이며 이들이 미주 복음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도 총장은 최근 한국 침례교단의 주요한 사건으로 “장로 호칭제도”와 “여성 목사 안수”를 들었다. 회중정치를 표방하는 침례교단은 원래 장로라는 직분이 없지만 지난해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총회에서 한국교회의 정서와 현실을 반영해 안수집사를 장로로 호칭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받아 들였다. 반면, 여성 목사 안수 제도는 부결됐다. 도 총장은 “이제 남녀 평등 시대이며 굳이 성직을 남성만 감당해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고 말했다. “30년 전, 학생들이 여성 목사 안수에 관해 물으면 ‘여성은 남성을 내조하는 것도 좋다’고 답했다”던 도 총장은 이날 “이제 군대에서도 여성 군목 제도를 신설하려 하는데 우리 교단이 여성 목사 안수를 하지 않으면 결국 시대에 뒤쳐지고 여성 군목 양성에 후발 주자로 서고 만다. 이렇게 되면 진보는 먼저 받아들이고 보수는 나중에 받아들이는 것 외에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시카고 지역 동문들을 만난 도한호 총장
동문들을 만난 소감으로는 “5년 전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침체돼 있고 많은 동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안정적으로 목회하고 있는 모습이 고맙다”면서 “동문들끼리 자주 모여 침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나누고 결속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침례교의 신학적 기초가 온건한 칼빈주의인만큼 관용의 정신을 갖고 타 교단 목회자와의 연합, 다양한 신학적 배경을 가진 교단 내 타 목회자와의 협력과 화목에 기여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모임에 참석한 동문들은 정기적으로 침신대 발전기금을 조성해 학교 측에 전달하기로 약속했다. 침신대는 최근 미주에 법인을 설립해 개인 혹은 단체로부터 들어오는 모든 후원이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은 상태다.

올랜도에서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을 거쳐 시카고를 방문한 도 총장은 22일 한국으로 출국했다. 도 총장은 한남대를 졸업하고 침례신학교에서 신학학사를 거쳐 경희대 대학원(M.A.), 미드아메리카 침례신학대학원(Ph.D.)을 졸업했다. 한국찬송가위원회 위원, 대한성서공회 개역성경판 개정감수 위원, 전국신학대학협의회 회장,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대학교육협의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2004년 학내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던 침례신학대학교에 취임해 화합과 합의를 이끌어 내며 2008년 총장에 재선됐다. 시인으로서 작품 활동에도 매진해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한국지부 회원이면서 국제언어문화연구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