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도 세계 여러 곳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공격과 박해가 잇따랐다.

먼저 주일이었던 지난 13일(이하 현지 기준)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알-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한 무장단체에 의해 기독교인 3명이 참수를 당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약 30명의 아부 사야프(Abu Sayyaf) 요원들은 바실란 섬 말루소 마을 인근 숲에서 목재를 운반하고 있던 기독교인 주민 3명을 습격했고, 이들은 몇 시간 후 가족들에 의해 목이 없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현지 경찰 당국은 전체 병력의 6분의 1 가량을 투입해 일대를 수색하며 살해자 검거에 나선 상황이다. 아부 사야프는 오사마 빈 라덴의 네트워크로부터 재정 지원과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역시 13일 현지 교회들의 연합 집회에서 폭발이 두 차례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6명이 사망하고 7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낙태 합법화를 포함한 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갖고 있던 수백 명 가량의 기독교인들은 집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모두 함께 기도하다가 연단 쪽에서 일어난 폭발로 이같은 피해를 입었다.

폭발 원인이 수류탄 투척에 의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케냐 교회 지도자들은 배후 세력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한편, 인도에서는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에 의한 목회자 살해를 은폐하려던 지역 당국의 소행이 발각됐다고 컴파스 다이렉트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인도 아쌈 지역 말라시 앙롱 마을에서 가스펠아시아(GFA) 소속으로 목회해 온 35세의 썬 엥랑 목사는 지난 달 19일 납치되어 근처 숲으로 끌려 갔으며, 이 곳에서 손이 뒤로 묶인 채 총에 맞아 숨졌다.

그의 시신은 다음 날인 20일 국도 위에서 발견됐으며, 경찰은 시신을 수습해 지역 병원으로 옮겼다 3일 만에 신원 확인과 유가족 동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화장해버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그의 살해 사건을 은폐해 버리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힌 GFA는 인도 중앙정부에 엥랑 목사를 살해한 범인들과 이들의 범행을 덮으려 했던 지역 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힌두교 극단주의가 강성하고 있는 곳으로, 지역 당국은 암묵적으로 이들에게 동의하고 있다고 현지 교인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