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안 좋은 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라면을 만드는 회사이다. 불경기에는 라면 한 개가 한 끼 때우는 데는 최고라는 것이다. N 라면 회사는 지난 해 1조원대의 라면을 팔았고, 뒤늦게 라면 시장에 뛰어 든 O 식품회사도 9천 700억 원대에 이르는 엄청난 양의 라면을 팔았다고 한다. 유제품 전문업체로 유명한 Y 회사도 ‘비빔면’이라는 즉석 국수를 5억 개나 팔았으며, ‘왕뚜껑’이라는 즉석 사발면은 10억 개를 팔아 총매출 1조 2000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모든 기업이 안 된다고 하는 불황의 때에도 되는 기업은 있는 것이다.

호주의 거친 사막에 사는 ‘가시도마뱀’은 몸길이는 평균 16cm에 온 몸에 가시 같은 돌기가 돌출해 있는 괴이하고 무시무시하게 생긴 작은 동물이다. 이 도마뱀은 어떤 면에서 생존이 가장 어려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우선 그 작은 도마뱀 주변에는 치명적인 적들이 많다. ‘가시도마뱀’이 사는 지역에는 ‘인랜드타이판’(코브라과의 독사)이라는 뱀을 위시하여 이름만 들어도 오싹한 세계 최강의 독사들이 수십 종류가 사는 곳이다. 특히 ‘인랜드타이판’은 그 뱀이 지니고 있는 단 30g의 독으로 사람을 100명 이상을 순간적으로 죽일 수 있는 무선 독사이다.

그러나 이 작은 ‘가시도마뱀’에게 더 치명적인 것은 그 뱀이 매일 매일 살아가고 있는 삶의 현장인 자연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뱀이 사는 곳은 연중 강우량이 거의 없는 곳인데다 이곳에 부는 바람은 초강력 헤어드라이어 같아서 어떤 생물이든지 이 바람을 맞으면 타죽을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삭막한 대륙에서는 거의 모든 생물들이 생존에 필요한 물을 구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 ‘가시도마뱀’은 넉넉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 도마뱀이 물이 전혀 없다시피 한 사막지대에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특이한 신체 구조 때문이다. 온몸이 날카로운 가시로 덮여 있는데 그 가시 사이를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몸 전체에 작은 돌기가 솟아 있다. ‘가시 도마뱀’은 바로 그 수많은 돌기를 이용하여 물을 모으고 돌기들 사이에는 있는 미세한 구멍을 통해 그 모은 물을 몸으로 빨아들인다. ‘가시 도마뱀’은 피부에 약간의 습기라도 닿으면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엄청난 집중력으로 습기를 모아 미세 구멍을 통해 모세관 현상을 이용하여 위에 공급한다. 그렇게 모은 물의 양은 물 한 방울도 안 되는 매우 적은 양이지만 그것은 가시 도마뱀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것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생존이 가장 힘든 곳에서 넉넉히 살아가는 미물에 속한 작은 ‘가시 도마뱀’의 이야기는 살아가기 힘들다고 불평하며 심지어 목숨까지 끊어버리는 인생들을 부끄럽게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피부에 닿은 약간의 습기라도 놓치지 않을 정도의 끈질기고 치열한 노력이 필요한 삶의 현장이다. 우리가 하는 일 비록 적은 것이라도 가시 도마뱀과 같은 집중력이 있다면 결국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