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벨츠빌에 소재한 에덴안경원 정재훈(63세) 사장의 도시빈민 라티노들을 위한 선행은 벌써 6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14일(금) 에덴 안경원을 방문한 중미 과테말라 출신 바실리오 마르꼬 뚤리오(30세)씨와 엘살바도르 출신의 시몬 알바레스(43세)씨는 눈에 꼭맞는 안경 일체를 선물로 받고 기뻐했다. 막노동에 종사하는 바실리오를 위해 튼튼한 검정테 안경을 선물했고, 40대 중반인 알바레스를 위해선 금테로 멋을 살린 근사한 안경을 선물했다.

바실리오와 알바레스가 중국계 검안의를 통해 시력검사와 안구 검사를 마친 것은 2주전이었다. 검사결과 둘의 시력은 심각했다. 특별히 바실리오의 시력은 복잡한 난시에다 근시까지 겹쳐 가까운 사물조차 볼 수 없는 시력장애자였다.

마루를 설치하는 노동자인 바실리오는 최근 2년동안 작업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내곤했다. 커다란 소음을 내는 콤프레셔 소리와 자욱한 먼지속에 허리를 잔뜩 구부려 하루 종일 마루 세팅하던 일을 하던 그가 끔찍한 사고로 손가락과 손목을 잃어버릴 뻔했던 적이 여러차례 있었다. 오른 손등에 전기톱으로 인한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잘 봉합하여 손을 건질 수 있었다. 자신의 눈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과테말라 현지에서 이미 5년전에 인지했었지만, 잘먹고 건강하면 점차 나아지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하루하루 미뤘던 바실리오. 지독한 가난때문에 감히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그는 점차 가까운 사물을 식별하지 못하고, 신문의 기사조차 읽을 수 없는 심각한 안질환으로 오래동안 고생해야했다.

안경을 선물로 받고 뛸듯이 기뻐하는 바실리오는 “눈에 꼭 맞는 안경을 얻게되어, 일터에서 더이상 실수하지 않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환하게 웃으며 고마워 했다.

엘살바돌 출신의 시몬 알바레스는 스페니쉬를 읽고 쓸줄 모르는 문맹자다. 절반의 인생을 보낸 중년의 나이지만 체격은 외소하고 건강은 좋지않다. 알바레스의 조국 엘살바돌은 30년 이상 계속됐던 지독한 내전, 그로인한 수백만의 사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잃고 경제적 압박에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올라왔으나 가난의 족쇄는 여전히 그를 꽉 붙잡고 놓지 않는다. 열악한 건강상태 때문에 일찍 찾아온 노안, 시력때문에 역시 일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던 알바레스에게 선물된 중후한 금빛 안경테는 잠시나마 그의 시름을 씻겨주는 듯 하다.

벌써 6년째 도시빈민들을 위한 검안과 튼튼한 안경을 만들어 선물하고 있는 정재훈 사장은 “시력이 좋지 못한 불우한 이웃을 섬길 수 있게되어 도리어 제가 감사합니다”라며 겸손을 잃지 않았다. 앞으로도 힘 닿는 한 이웃사랑과 섬김의 실천의 기회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는 그에게서 봄볕같은 따사로운 사랑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