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 한분과 새벽녘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시간을 넘기는 시기에 하나님께 기도하며 나아가는 그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말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하며 책 한권을 건네 드렸습니다. 꼭 그분의 상황과는 들어맞지는 않지만 한 신앙의 인물 자서전을 탐독하며 어떻게 그분이 인생을 해쳐나갔는가를 살펴보길 원하였습니다. 요즘 저는 신앙의 인물이나, 성경의 인물들을 깊이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나쳤던 작은 것들이 이제는 좀 더 깊이 다가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가운데에서도 그 작은 것, 어찌 보며 무가치한 것을 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을 하는 기도를 보게 됩니다.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얼마나 신앙의 내공(?)이 있었으면 이렇게 할까?” 하나님의 풍성하신 더 큰 축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고 더 큰 위로와 더 큰 기쁨을 알게 합니다.

인생에서 남의 일 같았지만 실제로 자기일로 다가오는 것이 있고, 남의 이야기가 자기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시골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의 글을 읽었는데 지난주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후 마음의 변화를 말하는 글이었습니다. 그 목사님이 암진단을 받고 난 후 그 어떤 말들이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목사님, 그런 암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별일 없을 것입니다. 수술만 잘 하면 그 암은 고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위로의 말을 두세번 들으니까 위로는 커녕 묘한 반감이 생기더라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아니면 당신이 함 걸려보실래요? 수술만 하면 된다니요? 그게 어디 놀이인줄 압니까?” 이렇게 마음으로 외쳤다고 합니다. 평소 암환자인 성도들을 대하고 난 후 말했던 똑같은 그런 말들이 자기에게 아무런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배 목사님 한 분이 다가와 말을 못하고 머뭇머뭇하다가 눈시울이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눈물 한 방울을 뚜둑 떨어뜨리는데 마음이 울컥하더랍니다. 수십 마디의 말보다, 평범한 정보를 지식처럼 전달하는 것 보다 그 눈물이 마음으로 큰 위로가 되는 것을 발견하였다고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것이다, 저것이다”라고 말하는 어떤 현란한 광고판의 말보다는 차라리 가슴으로 다가가는 마음, 아니 짧은 눈물 한 방울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유명한 광고 중에 하나였던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세요!”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양육강식의 경쟁과 시기 속에서 이 광고판을 바라보며 수많은 사람들이 괴롭고 참담했을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 광고를 보며 이런 마음이 들어옵니다. “능력이 없으면 죽어야 하는가? 능력이 없으면 사람구실도 하지 못하는가? 아니 인생의 모든 것이 다 능력으로만 판단되는가?”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은 외면적으로 보기에는 많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하고 사람의 눈에 칭찬과 존경을 받을 만한 은사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부족하지만 주신 작은 것들 그 자체가 하나님의 커다란 은혜와 축복임을 깨닫고 감사하며 사는 축복의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