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 1면에는 보통 세계 정치나 미국의 사회 관련 기사가 나오는데 지난 4월 14일자의 경우 웬 스포츠 사진이 나왔다. 군청색 모자에 NY가 새겨져 있고 결정적으로 세로줄 무늬(pinstripes) 디자인이 그 유명한 뉴욕 양키즈(Yankees) 야구팀인 것을 보여 준다. 그런데 다시 잘 보면 뉴욕 양키즈의 여러 선수들이 같은 유니폼을 입지 않은, 빨간 모자를 쓴 55번 선수를 둘러 싸고 있다. 손을 어깨에 얹기도 하고, 마주 보며 서로 격려하는 모습이다. 바로 히데키 마쓰이(Hideki Matsui)다. 지난 시즌까지 뉴욕 양키즈에서 7년간 활약하며 특히 2009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혼자 6타점을 올리며 MVP로 뽑히기도 한 그다.

사진은 뉴욕 양키즈 개막전에 앞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받는 증정식에서 이제는 다른 팀인 LA 엔젤스로 떠난 히데키 마쓰이를 옛 동료들이 반기는 장면이다. 친정을 떠나 이제는 경쟁자 내지는 적이 되어버린 선수를 관중들 또한 “마쓰이!” 또는 “히데키!”를 연호하며 환영했다니 참 부러운 모습이다.

실력과 매너를 갖춘 야구 선수 하나가 미국 최고의 야구 구단에서 훌륭히 활약하고 떠난 다음에는 일본에 대한 국가 이미지까지 높인다. 박찬호 선수나 다른 메이저리그 한국 선수에게도 내심 기대해본다.

사실 히데키 마쓰이는 양키즈에서 여러모로 잘 했기 때문에 떠나서도 환영을 받았는데 이것은 일반 사회에서의 기준으로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떠날 때 잘 해야 나중에 환영 받지” 이렇게 말하는 것 역시 일반 사회의 기준이다. 그러나, 우리 믿음의 공동체, 교회에서도 떠난 이유가 어찌되었던 오늘 우리와 함께 못하지만 그들을 품을 수 있는 전통을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가 직분의 구분없이, 성별과 나이의 구분없이, 또, 학력과 경제적인 능력의 구분없이 모두 주의 몸된 교회를 이루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잘못해서 권징을 받고 심지어 파문까지 받은 이들까지도 한 때는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모두 한 역할을 하지 않았던가 말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한 책도 한국에서 나왔다. 뉴욕 양키즈가 괜히 명문 구단이 아님을 새삼 이 사진을 통해 돌아본다. 믿음의 공동체 교회가 뉴욕 양키즈 수준보다 한참 높은 믿음의 명문을 이루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 그 동안 쌓인 감정들을 씻어내는 일이 어쩌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 형 에서에게 가까이 하니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아서 안고 목을 어긋 맞기고 그와 입맞추고 피차 우니라(창세기 33:3, 4)” “자기 아우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우니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우니라 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야 요셉과 말하니라(창세기 45:14,15)”

신경섭 목사(847-923-5164, mcc369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