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기독교 문화”를 표방하며 전례없는 초대형 전시행사를 기획중인 ‘The BIBLE EXPO 2010’(더 바이블 엑스포)에 대한 소송과 문제 제기가 잇따라 터져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3개월여 남은 이 행사 준비 과정에 교계 지도자들이 상당수 관여돼 결과에 따라 교계의 위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사실 관계에 대한 교계의 명확한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주)태원예능(대표 정광택)이 바이블 EXPO 2010 조직위에 대해 8일 저작권 침해 금지와 손해배상 가처분 소송을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제기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독시민연대(사무총장 정함철)가 13일 연동교회 다사랑홀에서 조직위측에 사기 의혹까지 지적하고 나섰다. 기독시민연대는 특히 이 행사의 자금 흐름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이 일이 자칫 한국교회를 상대로 한 희대의 사기극으로 종결되어 한국교회의 영성과 위상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기독시민연대는 먼저 지난 9일 엑스포 개최예정지인 송도 센트럴파크의 현장을 답사한 결과, 노아의 방주가 설치될 예정지인 공원 중앙에 이미 공원 조성이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이며, 이에 관리부서인 송도경제자유구역청 자연녹지과에 확인한 결과 3월 29일에 이미 공원 조성된 공간에 대해 사용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독시민연대는 이에 엑스포 조직위측의 이재석 전무에 대해 확인한 결과 관계기관의 사용불가 통보로 기존 설치 계획이 변경되어 현재 나대지로 남아있는, 서로 떨어진 세 구역에 다시 설치 계획 변경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기독시민연대는 또한 “(주)태원예능의 정광택 회장으로부터 제출받은 계약서를 비롯한 각종 서류를 살펴보면 더 바이블 엑스포의 기획물이 (주)태원예능의 소유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사실관계를 추진위원회에 참여한 한국교계 인사들에게 알리지 않고 추진하여 지금과 같은 시련을 한국교회에 안긴 것은 사기 의혹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독시민연대는 공개질의를 통해 ▲지난 3월 16일 63빌딩에서의 발대식 행사를 보면 누가 봐도 한국교회가 주최가 되어 이번 행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정작 사업 진행과정과 자금의 흐름(추진위 사무실 임대비 월 5,700만원)에 대해서는 교계에서 누구 하나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모두가 이원진 씨를 비롯한 영리 목적의 사업자들의 주장을 맹신하고 있는 실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기존 계획인 7월 16일 개관 목표를 실현하려면 최소 4월 중에는 첫 삽을 떠야 하는데, 현재까지 설치부지조차 확정되지 못한 상태인데, 조직위원회에 참여한 한국 교계 인사들은 실제 구조물이 제작되고 있는 작업 현장을 확인한 적이 있는지, 없다면 이 프로젝트가 과연 실현 가능한 일인지 직접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바이블 엑스포 대회장은 한기총 이광선 대표회장이, 조직위원장은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맡고 있다. 발대식에서는 CBS 이재천 사장, 세계성시화운동본부 전용태 총재, 한국기독문화예술총연합회 임동진 대표회장, 국민일보 노승숙 회장을 비롯한 한국교회 명망있는 지도자들이 대거 참여했었다.

특히 기독시민연대는 “이번 엑스포는 용두사미로 끝날 상황이 다분하여 이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선량한 한국교회와 그간의 내막을 모르고 기만을 당해 참여한 교계 지도자들이 될 것이며, 한국교회 지도자를 보고서 이 사업에 참여하는 투자자와 관계인 모두가 될 것이므로, 이후 본 건과 관련하여 책임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더 바이블 엑스포에 대한 저작권을 내세우며 이원진 총괄본부장과 하철환 사무총장을 고소한 (주)태원예능의 정광택 회장과 前 아르바이트생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의 저작권 문제와 진행 자체가 허구일 가능성, 금전적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 바이블 엑스포측은 이날 즉각 반론 보도자료를 내고 “정광택 씨가 기자회견을 통해 가진 모든 주장이 부풀려진 거짓”이라며 “최고의 하나님께 최고의 예배를 드리는 심정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진정성을 강조했다.

엑스포측은 이번 행사 기획은 철저하게 이원진 씨에 의해 준비된 것이고 정 씨의 것이 아니며, 장소문제는 이미 게일과 협의가 12월에 계약된 땅이고 공원부지 역시 약속된 부지로 마지막 조율하는 단계에 있었다는 것과,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일점의 의혹이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엑스포측은 정광택 회장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며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