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억원을 들여 2009년 만든 영화 ‘2012년’은 공상과학을 총망라하여 지구의 종말을 주제로 만든 의미심장한 영화다. 영화가 갓 시작하자마자 섬칫한 경고를 대하게된다. “지구상 현존하는 나라 190여개, 지구상 살고 있는 인구 60억, 지구에 종말이 온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는가? 지구가 멸망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가?”

캘리포니아에 대지진이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마천루처럼 세워진 건물들이 종이처럼 구겨져 쪼개진 땅속으로 함몰되고, 흉용한 바다는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땅과 그위에 남은 사람들을 삼켜버린다. 옐로스톤엔 활화산이 폭발하여 뜨거운 용암을 불처럼 쏟아낸다. 모든 들뫼가 성난 파도에 다 수장되고나면 히말라야 최고봉 주변에 이미 건립해놓은 현대판 노아방주는 마지막 종말의 날에 홀로 두둥실 떠오른다. 무쇠로 지어진 유일한 생명선엔 여전히 돈있고 권력있는 소수의 선택받은 자들이 수천만달러를 승선비로 납부하고 아비규환의 지옥문 앞에서 구사일생의 행운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서구 문명사회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은, 기원 후 1582년까지 사용해오던 율리우스력의 역법상 오류를 수정하여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년은 365일로 새롭게 제정한 것이다. 반면 고대 마야인들은 5128년을 한 주기로 지구가 소멸 생성을 반복한다고 믿었다. 마야 달력은, 기원전 3114년 8월 13일을 원년으로 187만 2000일이 되는 2012년 12월 21일 자정까지만 기록되었다.

마야력은 지구를 비추고 있는 태양의 탄생과 소멸을 천체와 태양의 궤도를 판독하는 나침반인 동시에 지구의 운명을 결정짓는 지도나 다름없다. 은하계의 중심에는 태양 중력 크기의 250만배 이상 달하는 중력이 작용하는 블랙홀이 존재하는데, 마야력의 마지막날인 그날은 지구가 속한 은하계의 중심점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이게 되어 전무후무한 홍수와 폭우로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무서운 예언을 한다.

본래 마야인은 천문학, 수학, 건축분야에 찬란한 문명을 이뤘다. 베일에 쌓여있던 수수께끼들은 불과 40년전 슈퍼 컴퓨터를 동원하고서야 예언들을 해독할 수 있었다. 마야는 ‘20진법’을 사용했다. 마야력은 날과 달, 해의 단위를 ‘킨’, ‘위날’, ‘툰’, ‘카툰’, ‘박툰’ 이라고 하는 장주기 역법을 따랐다. ‘1킨’은 1일, 킨(kin)은 마야어로 ‘태양’이란 뜻이다. 20킨은 한달, 1개월을 ‘1위날(uinal, 달)’로 불렀다. 1년은 20킨(20일), 18위날(18개월)과 5킨(5일)을 더한 365일로 계수된 태양력이다.

1년의 단위는 ‘툰(tun)’ 이라고 부른다. 20툰은 ‘1카툰(katun)’으로, 20카툰을 또 다시 ‘1박툰(baktun)’이라고 정해놓았다. 목1, 어깨 2, 팔꿈치 2, 손목 2, 골반 2, 무릎 2, 발목 2 등 인간의 주요 신체부위를 13개로 나누고, 이 ‘13’이라는 숫자가 신체 에너지와 우주 에너지가 통하는 교점이라고 여겨 신성시했다. 그리고 이 13박툰에서 모든 날짜와 시간이 종료된다.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는 고대 마야 문명의 심장부로 불린다. 설설 끓는 용암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빠까야 화산과 38개의 화산이 존재하는 불구덩이 땅이다. 화산작용으로 생긴 칼데라호수 아띠뜰란(atitlan)은 라틴아메리카 공산 혁명가 ‘체 게바라’가 말년에 정착하고 싶어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비취색 호수다.

그곳 푸른 정글 속에 신비스런 마야 인디오문명이 고스란히 숨어있다. 세계 대부분의 문명이 거대한 강유역에서 일어난 것과 달리, 마야문명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녹색의 정글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마야문명의 정수리 띠깔(tikal)엔 1,000여개의 마야 피라미드가 푸른 숲속에 얼굴을 묻은채 발견된다. 임박한 지구 종말을 예시한 찬란한 문명은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쩌면 환란을 피해 하늘로 올라 금성으로 갔는지 모를 일이다.

(도시빈민선교 참여, 중고차량 기증 703-622-2559 / 256-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