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미국에서는 멀티 사이트 모델을 수용한 교회들이 늘면서 스크린에 비친 설교자를 바라보며 영상 예배를 드리는 것이 생소한 광경이 아니게 됐다. 설교자는 이 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고 교인들은 그것을 분명히 인식한다.

그러나 설교자가 마치 지금 이 순간 강단에 ‘서 있는 듯’ 눈을 착각하게 만드는 3D 홀로그램을 보며 예배를 드릴 날도 멀지 않았을지 모른다. 최근 미국에서는 교회 예배에 3D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애틀랜타 웨스트 릿지 교회의 토니 모건 목사는 얼마 전 3D 홀로그램 전문 회사인 클락 프로미디어사를 방문했다. 마돈나 등 유명 뮤지션들의 콘서트에서 3D 기술을 담당해 온 이 회사는 최근 교회 예배나 집회에 이미 2D 영상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미국 전역의 교회로 시장을 확대하고 나섰다.

회사 관계자들은 모건 목사에게 그들의 3D 기술을 시연해 보였고, 그 순간 모건 목사의 옆에는 진짜 사람 같은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영화 등을 통해 접해 온 3D 영상은 모건 목사에게 낯선 것이 아니었지만, 실제와 거의 비슷한 사람의 형상으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만약 앞에서 누군가 보고 있었다면 영락없이 두 사람이 나란히 선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그는 곧 자신의 교회에 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모건 목사는 이러한 생각을 그의 블로그에 밝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로그에는 찬반 여론이 형성됐다. 어떤 사람들은 3D 기술이 예배에 사용된다는 데 흥미를 나타내며, 예배를 보다 활기차게 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모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다. 교인이라고 밝힌 한 사람은 “3D 기술로 설교자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앞으로 과연 누가 교회까지 가서 설교를 들으려고 하겠는가. 돈만 내면 집에 편안히 앉아 자신만의 설교자를 가질 수 있는데…”라고 회의를 나타냈다.

그러나 모건 목사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 그는 “과학 기술은 죄에 악용될 수 있지만 그 자체는 죄가 아니다”며 “오히려 선한 일을 위해 사용될 때 더 큰 결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과학 기술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선교학자 에드 스텟쳐 박사는 모건 목사의 견해에 동의를 표했다. “3D 기술이 교회에서 활용되는 건 자연스러운 발전”이라는 것이다. 그는 “3D는 새로운 도구나 접근이 아니다”며 “이미 2D 기술이 교인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여기에서 3D 기술로 한 단계 더 나아간다는 것뿐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D든 3D든 영상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것조차 반대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하기에 교회들이 얼마나 3D 기술을 반길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에버그린 커뮤니티 교회의 밥 하이엇 목사는 “교인들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예배를 드려야 한다면 각 장소에 설교 사역자를 둘 수도 있다”며 “영상 예배는 지나치게 한 명의 설교자의 재능과 능력에만 의존하며, 또 그것을 교회 확장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