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을 위한 각종 정보를 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 주는 대입 원서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며 12학년 2학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에게 당부해야할 말이 있어 주제를 바꿉니다.

미국 대학 입학 원서의 마감일은 보통 조기 지원의 경우 11월이고 정시 지원은 1월 1일 부터 시작해서 3월, 늦으면 5월까지 학교에 따라 다릅니다. 지금쯤이면 조기 지원을 해서 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의 경우를 제외하면 3월말, 혹은 4월 초에 도착할 합격 통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것입니다. 12학년 1학기 성적표까지 지원한 대학에 보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 2학기를 “대충” 보내고 있는 학생들이 아주 많을 것이기 때문에 이번 칼럼을 통해 학생들에게 “경고” 내지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미국에 Senioritis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12학년을 뜻하는 ‘Senior’라는 말과 Arthritis(관절염), Gastritis(위염)와 같은 말에서 볼 수 있는 ‘염증’ 내지 ‘병’을 뜻하는 'itis'라는 접미사를 합성해서 만들어낸 용어입니다. 전문적인 병명이라기보다는 학문에 흥미를 잃고 졸업만을 생각하는 증상 내지 태도를 말합니다. 특히 대학 입학 지원서를 보내놓고 나서 지난 3년간 잘 지켜오던 건강한 생활 패턴을 깨고 긴장을 늦추려고 하는 강한 성향을 말합니다.

열심히 공부하고, 방과후 활동도 열심히 하고 시험 때마다 잘 준비하고, 대학 입학 지원과정에 열심을 보이고 하며 최선을 다하던 학생이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스스로를 정당화 하며 좀 쉴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서 갑자기 모든 일들을 손에서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수업도 빼먹고 숙제도 대충해서 내며 돈을 번다고 일 하는데 시간과 정신을 쏟느라고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이런 성향이 위험한 이유는 대학 입학에 장애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월에 학생들이 받게 될 입학 허가 통지서에는 분명히 이렇게 명시되어 있습니다. “Your admission is contingent on your continued successful performance. (학생이 계속적으로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한다는 조건하에 입학을 허락합니다) 라는 말은 성공적으로 학업을 수행하지 못하면 입학을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12학년 학생들이 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학업을 게을리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사들에게 이미 많이 들은 말이지만 그 말을 “설마”하고 믿으려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친구들 사이에 떠도는 말들을 믿습니다. 즉, 누구 누구 선배는 어느 유명 대학에 합격하고 12학년 2학기 때 D만 받았는데 문제 없이 입학했다, 라는 내용의 각종 소문들 말이지요. 그렇다면 소문이 아닌 이런 실질적인 통계는 어떻습니까. 2006년 시애틀의 워싱턴 주립대학에서는 신입생 5,400명의 파일을 검토한 후 23명의 학생에 대하여 입학을 취소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같은 해에 유씨 버클리도 37명, UCLA는 73명에 대해 입학 허가를 취소하였습니다. 이유는 12학년 2학기 성적 때문이지요.

학교 공부에, SAT 공부, 복잡한 대학 지원 절차를 다 끝내고, 그리고 입학할 학교까지 결정해 놓고 이제 졸업이니 좀 놀아본다는 생각 때문에 그 12학년 2학기라는 시기를 어영부영 허비하며 보내는 것 같습니다. ‘졸업식’ 하면 영어로 graduation이라는 말을 쓰지만 간혹 대학 졸업의 경우 commencement라는 단어를 쓰는 경우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시작’을 뜻하는 commencement라는 단어가 학교 공부를 끝내는 졸업의 의미로 씌였다는 것은 의미 심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은 새로운 것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생활의 끝이라고 생각하기보다 ‘대학’이라고 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시기로서 12학년 2학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 시험이 끝났다고 SAT책을 팽개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대학에 가서 공부할 때 필요한 단어들이 다 나와있는 SAT책의 단어들을 확실하게 다시 공부해 두는 것은 어떨까요? 방과후 활동, 스포츠, 자원 봉사 활동, 인턴십등 의미 있는 활동을 계속해서 활발히 하면서 대학에 가서 전공하게 될 학문의 분야나 앞으로 갖고 싶은 직업을 찾아보고 연구해보는 시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요? 때워 넘기지 말고 십분 활용하는 12학년 2학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문의> 엔젤라 유학/교육 상담 그룹, www.angelaconsulting.com, 301-320-9791/070-7885-9588 Email: angelagroup@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