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저자의 친필사인이 들어있는 책을 소포로 받게 되었다.
"목양일념,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께서 드디어 책을 한권 내셨다.
교회성장연구소에서 출판된 "지혜력"이라는 제목의 책이 그것이다.
단숨에 그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몇가지 알게 되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언제 어떻게 망하게 되었는지, 대구에서 시골 목회지로 가시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영감이 넘치는 찬양과 기도의 뿌리가 어디에 닿아있는지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의미있는 발견이었다. 사업이 망하면서 가족의 경제문화적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고, 시골로 가면서 나의 학교생활에도 큰 변화가 있었고, 아버지의 영성목회를 보면서 목회의 길을 꿈꾸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에게나 인생길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 "이야기"에 따라 인격과 가풍이 결정된다. 아버지의 인생, 나의 인생, 그리고 나의 아이들의 인생은 서로 그렇게 물고 물리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윗세대는 다음세대에 영감과 축복을전수하고, 다음세대는 윗세대에게 보람과 의미를 부여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서로의 생각과 행동의 바탕이 되고, 판단과 결정의 기준이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우리의 모든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담기는 하나의 진실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성경이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이야기"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모든 것의 시작을 알려주고, 모든 것의 타락을 알려준다.
창조주의 성육신을 알려주고, 타락으로부터의 회복을 보여준다.
우리의 사명을 소개하고, 그 사명의 끝의 찬란한 영광을 알려준다.
우리 모두는 그 하나의 유일한 "이야기"에 동참하고 있다.
하여,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동의 근거는 그 하나의 진실한 "이야기"에 바탕해야 한다.

인간은 우연의 산물이라느니, 아무 길로 가도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느니하는 어설픈 "이야기"에 자신의 삶을 맡기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아야 한다.

성경이야기는 교회건물 안에서, 성도들과의 대화 속에서, 종교활동 안에서만 유효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의 전반을 지배하고,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사명을 벼르고, 영적전투를 완수하게 하는 유일한 근원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성경의 이야기는 유효하고, 진실하고, 확실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성경을 읽는다.

단순히 읽어치우는 것이 아니라, 그 성경의 이야기에 동참하고, 그 이야기의 일부가 되기 위해 성경을 읽는다.
그 이야기가 나의 삶의 전반을 읽도록 하기 위해 성경을 읽는다.
예수님께서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나의 이야기가 예수님 안에서 발견되고, 예수님의 유일한 그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를 지배한다면, 나의 원하는 것은 주님의 원하는 것이 될테고, 나는 주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는 통로가 될 것이다.

하나의 진실한 "이야기" 인 성경을 읽자. 그리고, 왕의 귀환을 준비하는 영적전투의 선봉에 서자.

다가오는 봄에 성경일독을 하기를 소원하며... 김인집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