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치유목회상담원이 지난 11일 개최한 “교회 갈등 이대로 좋은가” 좌담회에 나온 3명의 발제자는 “교회 안에도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으며 이 갈등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스코키한인교회 명병헌 목사는 “완전한 목회자, 완전한 성도, 완전한 교회는 없기 때문에 갈등은 발생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갈등이 잘 해결되면 자아가 성숙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고 에버그린커뮤니티교회 스티브 강 목사는 “피할 수 없는 갈등은 반드시 존재하며 이것은 새로운 시작의 신호, 혹은 영적 성장의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치유목회상담원 자문 채규만 교수는 “교회 안의 갈등은 교회가 성장해 가는 필수불가결한 성장통이다”라고 말했다.

명병헌 목사는 자신이 목회하며 경험한 사실을 진솔하게 털어 놓는 것으로 발제를 대신했다. 그는 과거 두 교회가 통합되며 그 중 한 교단으로부터 건물 문제로 소송을 당했으며 소송이 종료된 후에는 교회로부터 퇴임 요구를 받았고 그 후에는 교회가 다시 갈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명 목사는 “많은 분쟁이 교회 재산 문제로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상법에 따르면, 교회 재산은 교회를 구입하고 사용한 사람들이 주인이지만, 종교법에 따르면, 교단 소속인 경우가 많다”면서 “6년 이상의 법정 시비를 벌인 후 양측이 합의하며 갈등이 끝났지만 이로 인해 엄청난 비용이 소모됐다”고 회고했다. 명 목사는 “어떤 경우에라도 법적으로 가게 되면 갈등은 심화되므로 피하길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소송이 종료된 후에 명 목사는 교회에서 사임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이 경험을 통해 자신의 부족을 깨닫고 한계를 인정하며 예수님의 고난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 갈등은 나에게 하나님의 은혜로만 목회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준 경험”이라 밝혔다. 명 목사는 “참새 한 마리가 떨어지는 것도 하나님의 섭리인데 교회 갈등도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것이다. 초대교회든 어디든 갈등은 있었으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며 발제를 마쳤다.

스티브 강 목사는 “행15:1-21, 마18:15-17처럼 갈등은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때, 혹은 영적 성장이 필요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발제를 시작했다. 강 목사는 “이유없는 갈등(잠3:30), 교만과 이기심(딤전6:4), 부패한 마음에서 오는 갈등(딤전6:5), 정욕으로 생긴 갈등(야4:1), 부정적 자아관으로 인해 생긴 갈등(요4:1-26), 잘못된 신학적 관점(목회자는 하나님의 대리자이며 무조건 절대 순종하라 등등)으로 인해 생긴 갈등은 피해야겠으나 관점의 차이(행11:1-18), 문화의 차이(행15:1-21), 성격의 차이(행15:36-41), 은사의 차이(고전12-14)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피할 수 없는 갈등”이라 지적했다. 강 목사는 “교회 구성원들이 영적 성장을 추구하고 교회는 주님의 것임을 인정하며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사전에 충분히 대화하고 서로 용서한다면 갈등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중요한 것에는 하나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서로 자유를 허용하면서 이 모든 것을 사랑으로 한다면 교회의 갈등이 잘 극복되고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갈등이 있는데 그것을 부인하다 죄까지 가지 말고, 갈등을 인정하며 즉시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규만 교수는 교회법과 질서에 대한 무지 및 무시, 사역자들의 역할 모호 및 업무 중복, 교회 내의 의견 충돌, 교회 기관들의 운영적 미숙, 음주, 도박, 중독 등 교역자의 부적절한 행동, 교인과의 마찰, 감동없는 설교, 후임선정 문제, 교회 내 권력 다툼 등을 갈등의 원인으로 꼽았다. 채 교수는 “일단 갈등이 발생하면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듣고 이해해야 하며 상대방을 마귀라는 단어로 정죄하거나 흑백 논리로 대응하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면서 갈등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대응하고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갈등조정자문단을 활용하며 은퇴 목회자를 통해 중재받는 것을 권했다. 변호사를 통한 법적 해결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 경우 경비가 많이 들며 상처가 크게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았다. 채 교수는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치유공동체로 거듭나며 목회자와 장로 등 평신도의 영성, 인성이 개발되고 서로 간의 대화와 만남의 장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포럼 후에는 시카고원로목사회장 조영익 목사와 시카고장로선교회 직전회장인 권수길 장로 가 논평했으며 갈등 가운데 있는 시카고 교계를 위한 기도회가 진행됐다. 이날 좌담회에는 2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평신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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