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없이 선교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선교지를 위한 기도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바빠서 기도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마르틴 루터는 보통 때는 하루에 두 시간씩 기도하지만 바쁠 때는 세 시간씩 기도했다고 한다. 그는 기도의 능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바쁠수록 하나님의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루터와 같은 기도 생활을 했더라면 세계 복음화는 이미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바쁜 일정 때문에 기도할 시간이 없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게으름과 즐기는 시간 때문에 기도할 시간이 없다면 그것은 문제이다. 선교사들은 성도들의 기도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한국에 영성운동을 일으켰던 고 대천덕 신부의 조부인 R.A 토레이는 기도의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오늘날 기도하지 않는 성도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바빠서 기도할 수 없다. 위로부터 오는 능력을 힘입기엔 너무 바쁘다. 많은 활동을 하지만 성취하는 것은 거의 없다. 많은 조직과 수단이 동원되지만 결과는 거의 없다."

선교사들은 일반적으로 다양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선교사역은 대부분 개척해야 하는 사역이지만 현장에는 선교사를 조력할 사람도 많지 않고, 조력자들을 고용할 만한 재정적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선교사를 옆에서 도울 성도들도 없다는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기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환경은 선교사들의 기도 시간을 쉽게 빼앗아 가기도 한다. 그러나 기도는 사역 이상의 사역으로 생각한다. 기도하는 시간이 사역하는 시간이다. 옆에서 기도로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보다 행복한 선교사는 없을 것이다.

필자는 매월 1일이 되면 내가 아는 모든 이메일 주소로 구체적인 기도 제목을 보낸다. 긴급히 기도가 필요할 때에는 평소 아끼고 진실되게 기도해 주는 분들을 따로 구분하여 특별 기도제목을 보내곤 한다. 이러한 기도제목을 나누면서 사역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선교사인 나도 더 많이 기도해야겠다는 결심을 늘 하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기도 요청을 하는 것은 기도로 사역을 같이 받들 때 하나님의 능력이 강력하게 역사하시는 것을 경험한다.

기도는 구체적인 것이 좋다. 필자는 수년 전에 워싱턴의 어느 교회를 방문하게 되어 새벽 예배를 참석하게 되었다. 그 교회는 새벽마다 당시 OHP(지금은 파워 포인트를 쓰겠지만)를 이용하여 선교사들의 기도제목을 적어 놓고, 성도들은 OHP를 보면서 그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후방의 지원부대가 있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듯 기도의 지원이야말로 가장 귀한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고사포와 같아서 후방에서 쏘는 것이지만 적들에게 적중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선교를 위한 기도가 있는 교회, 하나님은 결코 외면하시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인 교회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이 교회는 주보에다 '이 주간의 선교사(The Missionary of the Week)'라고 써 놓고 매주 선교사들의 이름과 선교정보들을 실어 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대표기도에도 선교사들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이러한 선교의 구체적 참여는 성도들을 살게 하고 나아가서는 교회를 살게 할 것이 분명하다.

미국의 선교운동으 어떤 사람의 비전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기도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이 운동은 매사추세츠주의 윌리엄스 타운에 있는 조그마한 윌리엄스 대학에서 시작되었다. '형제들의 모임'이라 불리는 5명의 헌신된 기독 학생들은 늘 학교 근처의 단풍나무 숲에 모여 기도하면서 말씀을 묵상하곤 했다. 하루는 기도하기 위해 그곳으로 가고 있는데 별안간 폭풍우가 몰아쳤다. 저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근처에 있었던 건초더미 밑으로 피신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기도는 계속되었다. 특별히 복음을 듣지 못한 민족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짚더미 밑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것은 성령의 특별한 경험이었다. 모두 해외 선교를 위해 헌신하기로 서약을 하게 되었다. 저들은 "우리가 원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외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을 '건초더미 그룹(The Haystack Group)'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들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선교회를 조직해 선교사로 파송받은 것이 1809년이었다.

기도는 성령의 임재를 유도했고, 성령은 청년들을 감동시켜 하나님의 명령에 순복하도록 했다. 이때부터 미국은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해 세계 선교를 주도하는 선교 국가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하는 교회를 통해 말씀하시고 기도하는 교회를 통해 일하기를 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