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며 복음을 배우고 사랑을 배운다면 너무 불경한 말일까? 누구나 예수님 발 앞에 앉은 마리아가 되고 싶지, 고생스럽게 일은 일대로 하고 칭찬은 커녕, 책망받는 마르다가 되고 싶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마르다가 되고 싶은 성도들이 종려나무교회에 1월 30일 모였다. 가장 좋은 ‘말씀듣는 마리아’도 아니고 그나마 나은 ‘말씀듣는 마르다’도 아니고 가장 안 좋은 ‘부엌일 하는 마르다’가 되려는 노력- “마르다의 부엌”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종려나무교회에서는 요리 클래스 “마르다의 부엌”이 열린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해 벌써 3개월째다. 김장김치, 오징어젓, 찹쌀떡을 지금까지 만들었고 한인들은 물론 교회 근처에 사는 백인들도 가끔 참석한다. 한국어와 영어로 요리법이 제공되며 재료를 준비해 온 사람들이 함께 요리를 하고 그것을 먹는 것으로 프로그램이 끝난다.

성도들이 예수님을 사랑하고 말씀을 사모하는 마리아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마리아뿐 아니라 마르다도 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선주 목사의 생각이다. 먼저 눅10장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다의 이야기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예수님은 말씀을 배우고자 온 사람들을 뒤에서 섬기는 마르다의 모습을 귀하게 보셨다! 다만 마리아를 향해 불평하는 마르다를 경계하시면서 달래고자 “몇가지만 하든지, 혹 한가지만 하더라도 족하다”고 위로하신다. 말씀을 듣는 자가 있다면 그들을 뒤에서 섬기는 자도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예수님의 말씀의 본 뜻이었다. 성경도 손님 대접하는 것을 귀하게 생각한다. 예수님의 저 말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책망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리고 마르다는 마치 마리아보다 말씀 이해에 있어 모자람이 있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부활에 대한 이해나,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믿음은 나사로의 죽음을 대하는 마르다의 태도에서 볼 때, 마리아보다 나으면 나았지 모자람이 없었다.

최 목사는 “스스로 부엌에 들어가는 섬김 없이 이민교회 목회를 할 수 없다”면서 “특히 부엌은 부모와 자녀가 만나고 목회자와 평신도가 만나고, 신자와 불신자가 만나는 개방된 공간”이라며 “부엌을 할용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 설명했다.

최선주 목사를 비롯해 어른 5명, 어린이 2명이 참석한 1월 30일에는 오븐으로 굽는 팥고물떡과 화전이 주메뉴였고 참석자들은 함께 요리하고 음식을 먹었다. 식사 후에는 차 한잔의 여유까지 즐기며 이민 생활부터 신앙과 말씀에 관해 자유롭게 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