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몸이 안 좋은 분께서 찾아 오셨는데요?”

사랑의 교회 및 고아원에는 종종 아픔이나 어려움을 호소하러 오는 사람들이 오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이티에 있는 웬만한 병원보다 사랑의 교회에 갖가지 의약품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일단 손님이 오면 목사님은 식사를 먼저 대접한다. 하루 종일 굶는 사람이 허다한 아이티의 실정을 생각하면, 사랑의 교회를 방문하는 현지인은 모두 굶고 몇 시간을 걸어서 온 사람이란 것을 대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대접을 하고, 진찰을 통해 약과 치료를 해준다. 그리고, 목사님은 돌아가는 길에 차비를 하라고 돈을 쥐어준다. 10년이 넘어 유행이 지난 옷을 입으시면서 그래도 예쁘지 않냐 웃으시는 당신을 위해선 옷 한 벌 사 입지 않고, 한푼 쓰지 않으시면서, 진찰받고 가는 환자에게 약값을 받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차비까지 쥐어주는 모습을 보며 나는 돈이란 이렇게 쓰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는다.

그러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사랑의 교회는 아이티의 샘물이 되어 사랑이 더욱더 넘치는 것이구나.

2002년 7월. 여러 나라를 단기선교로 여행하시던 중, 먹을 것이 없어 진흙을 말려 먹는 사람들과 각종 피부병으로 신음하는 그들을 보며 백삼숙 목사님은 아이티를 당신의 마지막 사역지로 부름을 받고 헌신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당신 방 한 칸 없이 그들과 같이 길에서 자며 배낭 하나 메고 돌아다니며 치료사역과 하나님 나라를 전도하였고, 이 후, 가난으로 버려진 아이들을 바라보며 사랑의 교회 및 고아원을 설립하여 본격적인 선교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사랑의 고아원은 9명의 아이들과, 5명의 신학생, 그리고 15명의 한글학교 학생 및 100여명의 지역주민을 섬기고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치안이 극도로 위험하다고 알려진 씨티솔레와 같은 지역을 포함하여 대략 100개가 넘는 지역교회를 두루 다니시며 필요에 따라 교육과 물질적인 후원, 치료사역, 사랑의 쌀 나누기, 현지 지역교회 목회자 세미나 등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정치적, 지역적으로 가난을 되 물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교육뿐인 것을 알기에 고아원생을 포함하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후원을 하고 있으며 또한 현지인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여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나기 전에도 아이티 현지인들은 많은 분야에서 구호활동이 필요했습니다. 여러 방송매체를 통하여 진흙쿠키가 알려진 것과 같이 의식주 모든 부분에서 절실한 도움이 필요했습니다.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으며, 잘 곳이 없어 흙 바닥 밑에서 잠자는 그들.

그들의 집을 들어가 보면, 반질반질 윤이 흐르는 검은색 흙 바닥이 인상적인데, 이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다져진 바닥인 것입니다. 녹이 슨 양철 집 바닥에서 사는 그들에게 재난은 이미 늘 현실이었던 것 입니다.

가난한 곳이라도 찾을 수 있는 순수함은 찾을 수 없는, 영양실조로 노랗게 된 눈빛과 항상 축축하게 젖어있는 손으로 먹이를 찾아 헤 매이는 듯한 모습 속에 행복이란 무엇일까 반증하게 됩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 소외되었던 작은 섬나라, 같은 섬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미니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영혼까지 가난한 카리브의 흑진주, 아이티.

그 곳에 이번 2010년 1월. 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급하여 행복이 뭔지도 모르게 으르렁거리던 그들 중의 많은 사람이 어느 날 오후, 힘없이 죽은 것입니다. 늘 공존해 있던 재난은 지진이란 대 재난으로 커져 복음도 듣지도 못한 많은 생명을 앗아가 버린 것입니다.

평소에도 그들에게 아낌없이 헌신하던 목사님은 당연히 그들을 버리고 안전한 곳으로 가실 리 없습니다. 역시나 갖고 있던 모든 물과 음식, 그리고 약품들로 지진으로 인하여 그나마 갈 곳을 잃은 지역주민들을 먹이며 치료하였습니다. (왠 만한 병원보다 더 많은 의약품이 있었으니) 다만 치안이 안 좋아 사랑의 교회에 남아있는 물과 양식의 한계가 문제였습니다.

전화연결이 계속 불통이다 극적으로 연결된 목사님의 목소리에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역시, 감사함을 잃지 않으시며 희망을 찾으며 저에게 오히려 기운을 주셨습니다. 전화위복으로 이제는 더욱 알려져 폭넓게 이들을 도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단체에 전화를 하여 목사님의 상황과 위치를 알려주며 주님의 손길이 늦지 않게 닿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마치고 기도하던 순간.

기도응답이란 이런 것입니다. 마지막 물이 떨어지기 직전, 극적으로 한국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도착한 구호봉사단체와 연결이 되어 부족한 물품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었고, 이제는 평소에 섬기던 지역의 어려움을 돌아보시고 지원을 시작하셨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구호물품을 나눠줄 때 질서 없고 난폭한 면을 나타냈던 것을 보면 현재 뉴스에서 접할 수 있는 구호물품을 나눌 때 보이는 폭력적인 상향은 그렇게 낯선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지난 수년간 사랑의 쌀 나누기와 치료사역 등으로 현지 지역교회를 통하여 나름대로 구축된 커뮤니티를 통하여 조금 더 질서 있고 골고루 필요한 사람들에게 구호물품이 전달 될 수 있도록 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옆구리 부상을 당하시고, 지진으로 인해 심적으로 놀라셔서 혈압도 많이 떨어져 몸이 완전하지 않음에도 당신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 오늘도 열정으로 일하고 계실 백삼숙 목사님을 위해 항상 하나님이 함께 계실 줄 믿으며, 기도합니다.

현재 다시 목사님과는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구제활동에 굉장히 바쁠 줄 알며, 또한 전기사정이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연락은 앞으로도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는 현재는 민간인의 신분으로는 들어갈 수 없고, 또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는 덕분에, 대기준비하고 있다 목사님이 부르시는 때에 바로 투입되어 백삼숙 목사님께서 하시는 사역을 도울 예정입니다.

그리고, 2006년 고아원 사역과 교육사역을 위해 시작된 건축을 위해 앞으로 고아원과 교육시설, 예배당 건축을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대로 계속하여 진행 할 것입니다. 현재 사무실과 창고, 외벽과 고아원 기초공사가 끝났었으나 보수공사부터 재시공까지 필요할 듯 합니다.

지진으로 인한 재해에서 먼저 벗어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바로 사랑의 교회를 중심으로 나눔의 사역과 동시에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멈춤은 없을 것입니다.

노봉균 형제(nohgood@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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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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