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어느 곳을 둘러보나 시체들이 즐비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강도 7.0의 강진과 여진 속에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이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생지옥을 방불케 한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인 선교사들은 현지를 떠나지 않고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르토프랭스에 위치한 사람의교회 백삼숙 목사는 한인 교회와 현지 고아원 '사랑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백삼숙 목사는 식수와 식량이 떨어져가는 어려움 속에서도 그동안 교회에서 돌보던 아이티 어린이 20여명과 이재민 20여명을 돌보고 있다.

현지 한국인들은 모두 도미니카로 철수한 상태지만 백 목사는 떠나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현지에서 가장 힘든 일은 통신과 교통 수단이다. 김용재 선교사는 "전해들은 소식에 의하면 포르토프랭스에 전화회사들이 있었는데, 모두 피해를 입어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태"라며 "이와 함께 차량 운송에 필요한 유류를 공급할 수 없고, 생필품 가격도 뛰기 시작해 피해지역 뿐 아니라 전국이 함께 어려움에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김용재 선교사는 얼마 전 뉴욕을 방문했다가 현재 스페인에 머물고 있다. 주말에 출발, 도미니카를 거쳐 선교지로 돌아가려다 참변을 듣게 됐다.

김 선교사는 "사역지는 수도에서 100킬로미터가 떨어져 있는 곳이라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연락이 되지 않고 있고, 여행금지구역으로 경보 단계가 격상되어 있는 상태라 들어갈 수 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김용재 선교사는 "언제나 이런 천재지변이 있을 때마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어 도움의 손길이 줄을 잇지만, 매스컴 보도가 끝나는 시점이면 다시 잊혀져버린다. 5년전 홍수가 나서 수천명이 사망, 실종되었을 때도, 2년 전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갈 때도 그랬다."며 "그렇지만 복구에는 지속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