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카이로국제실험연극제 최우수연출상을 수상한 극단 서울공장(대표 임형택)의 두 메데아(Medea and its double)가 실험연극의 본거지 뉴욕라마마 극장(대표 엘렌 스튜어트) 2010년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7일 첫 공연을 가졌다.

작품 '두 메데아'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 악녀로 뽑히는 메데아의 엇갈린 두 자아를 무대 위에 그려낸다.

사랑하는 연인(이아손)을 위해 형제를 죽이고 조국을 버린 그녀는 이아손의 두 아들을 낳지만 정치 권력에 빠져 왕녀와 결혼한다. 배신당한 메데아는 잔인한 복수를 결심하고 사랑의 증거인 자신의 두 아들마저 왕녀와 함께 죽인다. 작품은 '어미와 여인의 두 마음'을 가진 메데아를 '두 명의 메데아'로 표현한다.

총 65분 동안 본 무대에서는 파격적인 줄거리가 진행되고 배경이 되는 붉은 천 뒤에는 판소리와 전통 민요, 구음 등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무대 위에는 현대적인 느낌의 호수가 만들어졌으며, 호수 위에는 촛불이 떠다녀 극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작품 중간에는 한국의 무술과 베이징 오페라, 인도의 전통 무용 오디시 등 동양이 한데 어우러졌다.

연출자 임형택 씨는 현 서울예술대학 연기과 교수로, 학부 시절부터 서양과 아시아 연극을 접목시키는데 촛점을 두고 공부했다. 이어 그는 뉴욕 콜럼비이대학에서 안드레이 세르반과 앤 보가트 씨의 지도 아래 공부를 이어갔다.

뉴욕에서는 콜럼비아대학 출신 배우와 연출가로 구성된 LITE(Laboratory for international Theater Exchange. Inc)를 만들기도 했다.

2000년 한국에 돌아간 그는 작품 '한 여름밤의 꿈' 에서 동.서양의 미학과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독특하게 표현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임형택 연출가는 '21세기를 빛낼 연극 연출가'로 뉴욕에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는 1960년부터 한국 극작가와 연출가의 작품 33편 이상을 무대에 올렸다. 이는 한국 사람과 한국적인 것에 이유없이 끌리는 대표 엘렌 스튜어트(91)의 취향 때문. 엘렌 스튜어트는 공연 제작자 겸 연출가로 공연 문화의 국제적 교류를 주도해 제 3세계 연극인들을 뉴욕에 진출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작품은 24일까지 주중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저녁 8시, 주일에는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 한편 뉴욕라마마극장은 올해 '두 메데아’외 몇몇 한국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소: LaMaMa Theatre(74 E 4th St, NYC, NY 10003)
문의: 646-355-5526(백지윤) mm73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