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지나가는 한 해의 마지막과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이 만나는 지점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일들로 몸과 마음이 바빠지게 됩니다. 게다가, 흥청이는 사회 분위기와 강도 높은 상업 선전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정신줄을 놓고 허둥대다 보면, 불필요한 소비로 인해 낭비의 죄를 범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살림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한 달 동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의 성탄절 축하가 단순하면서도 의미 깊은 것이 되도록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첫째, 차분히 앉아 성탄절이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상점의 포스터에 "Let’s celebrate the season"(이 계절을 축하합시다)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이 계절을 축하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쓰여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유도 모른 채 들떠서 흥청거리고 있습니다. 적어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기뻐해야 한다면 그것도 예수님 때문이요, 우리가 축하해야 한다면 그것도 예수님 때문이어야 합니다.

둘째, 나의 구원자이시며 모든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근본 취지에 합당한 축하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누구에게 어떻게 감사할지 따져 보십시오. 가장 먼저, 감사하고 축하해야 할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생일잔치에서 정작 주인공은 무시되고 있다면 그 축하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감사드리는 일에 우선적인 배려를 해야 할 것입니다. 이 시기에 그 누구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할 것이며, 그 누구에게 주는 선물보다 값진 선물을 예수님께 드려야 할 것입니다.

셋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받은 사랑과 은혜를 이웃과 나누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물건’보다 ‘마음’을 더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비싼 선물이라 해도 마음이 담겨 있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카드 한 장이라도 마음이 담긴 글이 적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 하지 말고, 마음에 감동을 안겨 줄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돈을 별로 사용하지 않고도 많은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염시킬 수 있습니다. 여유가 있는 분들은 너무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여유가 없는 분들은 너무 무리해서는 안 됩니다. 무엇이든, 사정에 맞게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덕스럽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난한 요셉의 가정에 태어나셨고, 짐승의 우리에 오셨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성탄절 축하가 그분의 나심을 닮아 소박하고 단순하며 순결한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소비는 줄어들고 나눔은 커지는 성탄절을 소망합니다. (2009년 12월 6일)